[은행 새해 위기대응전략]“내년 가계대출 줄이고 중기대출 늘릴 것”
은행 7곳 대상 '2018년 금융권 경기 산업 전망' 설문조사
[아시아경제 금융부] 은행들이 내년 가계부채 증가, 한계기업 연체 위험, 경기민감업종 위축 등의 3대 리스크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한 위기관리전략(컨티전시플랜)을 가동한다. 가계부채의 틈으로 지적된 자영업자 대출을 옥죄고, 기업 신용평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어서 서민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린 데 이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뛰어오른 탓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이 수출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업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작용했다.
아시아경제가 18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한국씨티은행, IBK기업은행 등 7개 은행을 대상으로 '2018년 금융권ㆍ경기ㆍ산업 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가계부채 관리…조기 상환 압박=내년 한은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에 대해 4곳이 '한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한은이 내년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한 인상 방침을 내세운 만큼 3, 4분기에 1회 정도(25bp, 1.50%→1.75%)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3곳은 '2차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3차례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한은이 2차례에 걸쳐 최대 50bp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은행들이 내년 보수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은이 미국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우리 경제상황을 보고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며"국내외 연구기관에서도 내년 한은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1~2회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고금리 시대로 전환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 7곳 모두 내년 가계대출 목표액에 대해 '가계대출 규모를 올해 보다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들 은행은 내년 가계대출 목표액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규모를 늘리지는 않는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부 은행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부실 가능성 높은 대출을 중심으로 조기상환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연체율 관리가 관건인 탓이다.
◆중소기업 '옥석가리기'…한계기업 선제적 대응=은행들은 내년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들은 2018년에 가계대출 보다는 기업대출을 확대한다는 경영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와 함께 벤처ㆍ스타트업 기업 지원을 늘려 경제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내년 중소기업 대출 증가 목표액을 4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은 옥석은 가린다는 생각이다. 정부 기조로 중소기업 대출이 늘면서 신용위험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그 어느때보다 기업 신용평가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 부담이 힘든 중소기업이나 건설업, 임대업 등 금리 인상시 투자수익률 악화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여신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정희 KEB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 부행장은 "내년에는 중소기업 지원은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반면, 한계 기업은 민간 주도에 따라 빨리 정리하는 것이 해당 기업 오너에게도 좋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민감ㆍ수출 업종 '위축' …리스크 관리 관건= 상당수 은행들은 내년 산업 전망에 대해 '조선, 건설 등 경기 민감업종은 여전히 취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비중이 총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경제가 위축될 경우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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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이 상승, 우리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같은 배경에서 은행권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후발국과의 경쟁 심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섬유산업도 취약업종으로 지목했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내년 미국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압박을 받음에 따라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조선, 건설업 등의 경기민감 업종 대출에 대한 대손 비용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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