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2014년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자동 상정제도가 도입된 이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긴 건 사실상 올해가 처음일 정도로 극심한 진통을 보였다. 하지만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예산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반영돼 빈축을 사고 있다.


 여야의 실세 의원들은 기초연금 및 아동수당 지급 시기가 내년 9월로 늦춰지면서 발생한 감액 예산을 지역 예산으로 돌렸다. 특히 막판 마라톤 협상을 통해 밀실 협약으로 실세 의원들의 예산이 심사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산안 처리를 빌미로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먼저 원내 지도부의 예산안이 눈에 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서울 노원구을)의 지역구에는 정부안에 없던 아동보호 전문기관 운영비 1억2500만원이 증액됐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역구에는 용화사 전통문화체험교육관 건립 예산 9억원, 상당경찰서 분평지구대 증축 4억5100만원, 오창과학산업단지 예산 5억원 등이 추가됐다. 하수관로 정비사업은 정부안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증액됐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내년도 예산안을 연계해 지역구 예산을 확보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지역구인 순창 밤재터널 및 임실 옥정호 수변도로 건설 예산과 관련 "기재부 담당 예산 국장이 (예산 증액이) 힘들다고 고개를 흔들길래, 제가 예산 합의를 통째로 깨버리겠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지역구 예산 확보를 담보로 예산안 처리 문제를 들먹였다는 점에서 비난의 소지를 남긴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시갑)은 아동보호 전문기관 신규설치 예산을 4억4천400만원, 전수교육관 설립 예산 1억원을 각각 더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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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예결위 간사의 지역구 예산도 속속 증액됐다. 윤후덕 민주당 예결위 간사(경기 파주시갑)의 지역구에는 정부안에 없었던 파주출판단지 세계문화클러스트 육성 예산 7억원을 배정받았다. 파주시 운정 예산과 광탄 처리장 증설 예산 5억원과 헤이리 예술마을 경관숲 조성을 위한 예산 3억원도 증액 받았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부산 북구강서을)은 대저1동 하수관로 정비사업비 5억원, 진해경제자유구역 북측 진입도로 예산 24억원, 미음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건설예산 131억원 등을 늘렸다.


 예산안 협상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황주홍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는 강진천 하천정비 5억원, 강진 봉황지구 배수개선 1억5000만원, 고흥 오천항 예산 5억5000만원, 고흥 무인기 특화 지식산업센터 건립 10억원, 장흥 보림사 명상힐링센터 건립에 5억2000만원 등을 배정 받았다. 여기에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예산 687억원과 고흥-봉래 국도건설 30억등 SOC 사업예산도 대폭 증액됐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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