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예산안 통과…결정적 장면 3가지
밤샘 본회의 '3시간30분'…정회에 차수변경까지
정세균 본회의 강행으로 처리 의지
국민의당 자율투표로 역할 두각
한국당 본회의 표결 불참 '자승자박'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년도 예산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야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거친 항의와 고성이 오가고 밤샘 토론까지 이어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본회의 개시 이후 정회와 산회를 거듭하며 3시간30분 만에 예산안이 가결 되기까지, 자칫 예산부수법안이 부결되거나 예산안 표결마저 무산될 수도 있었던 결정적 장면이 여러번 연출됐다.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던 기반이 됐던 순간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5일 오후 9시50분 본회의 개시를 강행키로 결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국회는 5일 오전 11시에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정 의장은 여야 3당 지도부의 예산안 쟁점 합의가 이뤄진 4일 늦은 오후 이 같은 방침을 각 당에 전달했었다.
그러나 5일 오전에 진행된 예산결산위원회의에서 밤샘 회의를 진행했지만 세부 쟁점 정리가 늦어졌고,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정리로 인해 이날 오후 늦게야 예산안 상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정 의장은 오전 11시에 본회의를 열고 곧바로 정회를 선언해야 했다.
이날 오후 본회의가 오후 9시에 속개한다는 공지가 여야 의원들에게 전달되며 처리 가능성이 예견됐다. 하지만 다시 9시가 지났고 정 의장은 예산안 상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인식 속에 9시50분께 본회의를 재개키로 결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진행하면서 3당 예산안 합의에 반대키로 결정하고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 의장의 결단은 반대로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를 초래하는 불씨가 됐다. 한국당 불참 속에 법인세법 개정안 표결에 이어 소득세법 개정안을 상정하는 도중, 뒤늦게 본회의장을 찾아온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권선동, 장제원 의원은 정 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제1야당이 의총으로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진행한 전례가 없다"며 회의 진행을 막아섰다. 의총을 끝낸 한국당 의원들도 합세하면서 30여 분 넘게 소동이 이어졌고 정회를 해야만 했다.
당론 결정 없이 자율 투표라는 전략적 투표를 실시한 국민의당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본회의 표결 결과를 보면 법인세법 반대 표는 33명에 달했지만 이어진 소득세법 표결에서 반대는 4명에 불과했다. 예산안 반대도 15명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 의원들은 법인세에는 반대 의견을 개진한 반면 예산안에는 합의안에 힘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만일 한국당이 법인세 표결에 참여했을 경우 법인세가 부결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여당으로써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라는 자신의 지위를 여실히 드러냈던 순간이다.
예산안 통과의 가장 큰 요인은 모순적으로 한국당에서 찾을 수 있다. 의총을 이유로 본회의 참석을 미루다가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면서 '자승자박(自繩自縛)'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한 법인세 표결에 참여했다면 가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뒤늦게 본회의장에서 거칠게 항의하는 '구태'를 자행했지만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통과되면서 무력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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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예산안 통과 이후 "의석 수도 모자라고 힘도 없어 허망하고 무기력하게 통과를 바라만 봤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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