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별 감산 목표(자료 : 국제금융센터)

산유국별 감산 목표(자료 :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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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감산 규모를 연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멈추고 당분간 안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하겠지만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으로 산유국들의 감산결속력이 약화돼 장기적으로는 불안요인이 될 전망이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1개국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산유량 감산 규모를 9개월 연장해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열린 총회에서 지난 1월부터 시행중인 일일 175만배럴 감산의 시한을 내년 3월에서 12월로 연장했다.


OPEC과 러시아는 지난 11개월간의 감산으로 재고가 감소하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으나 시장회복세가 아직 취약하다는 판단 하에 기간연장을 결정했다.

OPEC은 세계 재고를 5년 평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 감산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6개월 연장 가능성을 내비친 러시아도 이에 동의했다.


면제국인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의 생산량에 상한(2개국 합산 일일 280만배럴)을 설정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신규 참여국이 없어 감산 규모는 현 수준을 유지했다.


내년 6월 OPEC 정기총회에서 감산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으며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감산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러시아는 감산 기간 중 수급이 빠르게 공급부족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고 감산 종료 후 공급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사우디에 감산 출구전략을 요구했다.


사우디는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예상에 부합되는 합의로 글로벌 리밸런싱이 촉진되겠으나 미국 셰일오일 증산으로 감산결속력이 약화될 가능성 상존한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및 수출 확대는 산유국들의 적극적 감산 참여에 최대 걸림돌로 평가된다.


미국의 원유생산은 지난 22일 기준 일일 968.2만배럴로 금년 들어 91.2만배럴(+10.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량은 올해 3.9%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8.0% 증가가 예상된다. 유가 강세 지속시 생산 전망 상향조정 가능성도 있다.


미완결유정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산 연장으로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생산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OPEC의 감산이행률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원국별로 차이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생산증가 및 수출에 적극 나섬에 따라 OPEC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위기감을 느낄 소지가 있다.


사우디 감산이행률은 130%에 육박하는 반면 이라크는 60% 수준에 불과하고 에콰도르는 감산불참을 선언했다.


감산 출구전략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동 논의과정에서 시장불안이 증폭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세계 재고가 5년 평균 수준에 근접하면 출구전략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감산규모의 점진적 축소 ▲새로운 생산합의로의 대체 등이 제시된다.


그러나 감산 기간 중 미국의 시장점유율 잠식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산유국들이 적극적으로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출구전략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공급과잉 현상을 다시 초래할 소지가 있다.


출구전략 부재시 2019년초부터 일일 175만배럴의 원유공급이 추가돼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사우디와 더불어 이번 감산을 주도하고 있으나 내년 하반기 이후 감산 불참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유전은 오래되고 낡은 유전이 많아 장기간 생산을 중단할 경우 재가동이 쉽지 않으며, 재정균형 유가를 감안하면 65달러(브렌트 기준) 이상이면 감산 유인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되다.


유가영향을 살펴보면 감산연장에도 불구 유가의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이 많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30일 차익매물 등의 영향으로 보합 수준을 유지(57.4달러, 전일비 +0.2%)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이슈는 이미 유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최근 매수 포지션을 크게 늘린 금융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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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밴드 공급효과(Shale band supply effect)를 감안하면 유가 상승은 제한적 범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전체적으로 박스권 전망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우디, 이란,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할 경우 유가가 70달러(브렌트 기준)를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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