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 외치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은 'No'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새로운 산업에서 규제가 더 문제다. 법에 없으면 하면 되는데 오히려 못 하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에 칼을 빼 들었다. 핵심 성장전략의 양대 축인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위해 낡은 규제를 고쳐 민간 주도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예산안 정국 마지막 협상 카드로 야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논의는 공전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대기업 특혜를 주고 특정 부처에 초법적 권한을 주는 등 독소조항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스마트시티, 자욜주행차, 스마트 공장을 통한 제조업 혁신과 드론 산업 등은 세계적인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점검회의를 열어서 선도사업들이 어떻게 진도를 내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관련 부처의 성과를 재촉했다.
특히 규제개혁을 두고 "낡은 규제·관행이 민간 상상력의 발목을 잡는다"며 김영삼 정부 때 세계화를 하면서 규제완화를 논의한 이후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규제완화가 안되고 뒤처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경제팀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정부는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네거티브 규제(원칙적 허용 일부 금지)' 원칙을 제시했지만, 그 이후 신산업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부는 규제프리존과 내용이 유사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밭처럼 일정한 환경에서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문 정부에서 규제완화를 입으로만 외치고 있다며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로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이 꼽힌다.
지난 29일 '정책연대협의체'를 출범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진행되는 예산안 처리와 함께 법안에 대해서 경제혁신 법안, 정부여당 말 바꾸기 법안, 정치·사회 혁신법안 등 처리를 함께 추진키로 했다.
경제혁신 분야의 법안 중에서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처리하는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당은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막대한 국민 혈세와 공무원 증원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고쳐 수많은 민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이고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와 여권에서도 규제프리존 특별법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에서 "규제프리존·서비스발전법 관련 지금까지 나온 몇 가지 논점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 정기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안(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 논쟁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수정해서 그러나 전체 골격을 유지해 이번 국회에서 처리됐으면 하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규제프리존특별법 조건부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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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과 청와대에서 강하게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해온 사업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당 관계자는 "규제로 기업 경영이나 신규 사업 확대에 장애를 초래할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다른 법안 보다 우선하는 초법권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불안요인들을 먼저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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