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또 올라…"서민들 더 춥다"
작년, 6년만에 19.6% 올라…올해도 비슷한 수준 인상
정부, 저소득층 구입 지원액 상향…보일러 교체비도 전액 지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연탄값이 매년 오르니 정부가 도와준다고 해도 올 겨울은 더 추울 수밖에 없겠어요."
서울 구로구 연립주택 반지하방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김모 할머니(81세)의 한탄이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연탄값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개당 373.5원으로 동결된 바 있다. 6년간 같은 가격을 유지하던 연탄값은 지난해 446.75원으로 19.6% 오른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수준에서 인상이 결정됐다. 연탄값이 인상된 것은 최근 2년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연탄가격을 전년대비 19.6% 오른 534.25원으로 정하면서 곳곳에서 한숨이 새어 나오고 있다.
1970년에 18원이던 연탄값은 1970년대 말 85원까지 올랐지만 라면 한 봉지 가격을 넘지 않았고 최근에서도 500∼600원에 묶여 있다. 올해 인상된 가격을 1970년 가격과 비교하면 약 30배 올랐다. 이는 버스요금이 같은 기간 15원에서 1300원으로 87배 올랐고 대학등록금도 120배 이상 오른 바에 비할 바가 안 된다. 올해 인상분을 적용하더라도 연탄가격은 생산원가의 64% 수준에 머문다.
정부가 연탄값을 꽁꽁 묶었던 이유는 대표적인 서민연료로 저소득층이 한겨울을 버틸 수 있는 생명의 끈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연탄은 '소리 없는 죽음의 그림자'라는 오명도 있다. 가스 사고가 피크를 이룬 1970년대에 한해 3000명 정도가 유독가스 사고로 숨질 정도였다.
연탄 소비는 1980년대 중반까지 급격하게 늘어 해마다 품귀와 사재기 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국 830만 가구 중 연탄을 쓰는 집이 550만 가구에 달할 정도였으니 겨울 초입에 가정마다 연탄 확보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저소득층 난방비 부담에도 정부가 2년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주요 20개국(G20)이 맺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협약 가입으로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에 따른 서민층 부담을 없애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외계층 등에 연탄 구입 쿠폰을 주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7만 4000가구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서민생활안정을 위해 1989년부터 연탄의 최고 판매가격을 생산원가보다 낮게 고시하고 그 차액을 정부 재정으로 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탄값 인상으로 정부는 연탄쿠폰 지원금액을 23만5000원에서 31만30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 또 유류, 가스 등 다른 연로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연탄사용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서는 보일러 교체비용을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에도 이번 연탄값 인상에 화훼농가나 일부 식당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국내 화훼농가는 8300가구 정도로 이 중 상당수가 연탄난로나 연탄보일러로 온실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에너지이용 효율화 사업', '신수출 전략품목 육성사업'을 통해 대체에너지 전환시설 및 에너지 저감시설 설치 시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할 대상이다. 그러나 연탄값이 다른 연료보다 아직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최근 국제원유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농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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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생산업자들 역시 가격 인상이 달갑지 않다. 서민층에 연탄쿠폰을 준다 해도 연탄값이 오르면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산업부는 석탄 최고판매가격도 8%(4급 기준= 15만9810원/t→17만2660원/t)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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