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까지 증여 3만가구 넘어…전년보다 17% 증가
자진신고 세액공제율 축소·'부자감세 없다' 인식 확산 영향


"파느니, 물려준다"…9월까지 '아파트 대물림' 역대 최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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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 들어 9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 가구 수가 3만가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년에 신고세액공제율이 더 줄어들어 세금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문재인 정부에선 증여세 감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 말까지 전국에서 증여된 아파트는 3만3270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2만8415가구)보다 17.1%(4855가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연간 수치로 봐도 올 3분기 말 기준 증여 가구 수보다 많았던 적은 2015년(연간 3만3989가구)과 2016년(3만9959가구) 단 2개년뿐이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증여 아파트는 사상 처음으로 4만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통상 증여는 집값이 하락할 때 늘어난다. 증여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가격이 떨어지면 세 부담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말보다 0.87% 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6년 9월까지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0.29%)보다도 0.58%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이처럼 집값 상승기에 증여가 급증한 것은 증여세 신고세액공제율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증여세 신고세액공제는 기간 내에 자진신고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현재 증여세는 3개월 이내에 신고하면 7%를 공제해준다. 당초 공제율은 10%였지만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올해 7%로 낮아졌고, 내년과 2019년엔 또 5%, 3%로 또 줄어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내년엔 자진신고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비율이 5%로 줄어들기 때문에 서둘러 증여에 나서고 있다"며 "또 '적어도 이번 정부에선 부자감세는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올해 증여거래를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무사들도 이 점을 들어 다주택 소유 고객들에게 올해 안에 증여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부자와 대기업이 세금을 좀 더 부담하고, 그만큼 더 존경받는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증여거래 증가세는 특히 지방에서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는 올 들어 9월까지 아파트 369가구가 증여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4%(133가구) 늘었다. 이어 부산 42.7%, 세종 37.6%, 충남 33.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4751가구에서 4848가구로 2.0%(97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처치센터장은 이에 대해 "서울 아파트를 최후의 보루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서울 아파트에 자가로 거주하면서 지방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가 증여를 고려한다면 우선 지방부터 증여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서울의 증여거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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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들어 아파트 매매거래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9월엔 아파트 48만7571가구가 전국에서 매매됐었는데 올 들어서는 47만6482가구로 2.3%(1만1079가구) 줄었다. 조정 대상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비율을 10%포인트씩 강화하는 6ㆍ19 대책을 시작으로 8월과 9월, 10월에 연이어 대출 억제책을 꺼내들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주택을 처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처분이 아닌 증여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올해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고, 부모는 1주택자가 돼 양도세 중과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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