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유포하다 징계' 경찰 2명…교통과 적법·정보과 위법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찰 내 성추문을 유포하다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보직에 따라 상반된 법원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교통안전과에 근무하던 경찰관의 징계는 정당하다고 봤지만 정보과 소속 경찰관의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김용철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감봉 1개월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교통안전과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정보과 소속 경찰관 B씨로부터 '청장과 여경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는데 사실인가'라는 문의를 받고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관 C씨 등으로 구성된 카카오톡 대화방에 사실 확인을 구했다.
이에 C씨는 진위 여부에 관한 확인도 없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내용을 정리해 대화방에 게시했다. A씨는 이 내용을 확인한 후 다시 요약·정리해 B씨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전달했고, 이후 해당 문자메시지는 경찰관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피해자는 자신의 실명이 언급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자 이를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고, 문건의 최초 유포에 관여한 A씨와 B씨 등은 처벌해달라는 의사를 명시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의 적극적인 정보수집 업무에 협조했을 뿐"이라며 "이 사건 처분으로 2년간 준비해온 승진시험의 기회가 박탈돼 인사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동료 경찰관의 정보수집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당시 A씨는 교통안전과 소속 경찰관으로서 정보수집 업무가 본연의 임무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C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섞어 성적 행위를 선정적으로 표현했다"며 "또 해당 정보를 요구한 B씨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있는 대화방에 게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보의 획득과 전달 방법 등에 비춰봤을 때 A씨는 정보수집 업무에 도움을 주거나 협조할 목적이었다기보다는 동기들 사이의 친목이나 개인적인 흥미를 추구하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원은 이 사건으로 견책 처분을 받은 경찰관 B씨에 대해서는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원고의 정당한 직무집행 행위였다"며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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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B씨는 정보과에 근무하고 있어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고 수집 대상 정보에는 인사 대상자에 대한 평소의 평가나 소문이 포함돼 있었다"며 "이 소문 역시 원고의 정보수집 업무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정보를 요구했던 경찰관에게만 이 사건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으며, 이 문자 내용만으로는 피해자가 특정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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