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준비하는 기숙학원 입소생들...'수능사관학교'를 방문하다
[아시아경제 강진형 기자]
‘대학 어디 나왔어?’
학연, 지연, 혈연 등 대한민국 사회에 삼대 꼬리표 중 선두주자인 학연에 연관된 대학. 대한민국 사회에서 출신대학이 하나의 계급으로 자리 잡은지오래다.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삼주 앞으로 다가왔다.
고3 수험생들이 청소년을 벗어나 어른이 되는 첫 관문인 대입시험은 수험생을 둔 가족들의 최대 관심사다.
고3 수험생과 더불어 수능시험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재수생이다. 재수생의 공부법을 보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분류된다. 가장 많이 찾는 방법은 입시학원 종합반을 등록해 학원 수업과 독학을 병행하는 방법과 나머지 하나는 고시원이나 독서실에서 독학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여기 또 다른 방법을 통해 대입성공의 꿈을 키우는 재수생들이 있다. 바로 기숙학원생들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강화도 전등사 인근에 위치한 강화종로기숙학원을 찾아 입소생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기숙학원 입소생들은 보통 수능이 끝난 뒤 12월에서 다음해 3월안에 입소해 8-11개월을 생활한다. 생활하는 동안 외부와 단절되지만 3주에 2박3일의 외출과 주말에 종교활동이 허락된다. 원치 않는 학생은 학원에 남아 자습을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기숙학원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될까?
*기숙학원 하루 일과
06:30-07:10 기상, 운동, 세면
07:10-07:50 아침식사
07:50-08:00 담임조회
08:00-08:20 수학핵심체크, 영어듣기 TEST(격일로 진행)
08:30-12:20 정규수업1,2,3,4(50분 수업, 10분 휴식)
12:20-13:30 점심식사
13:30-17:20 정규수업5,6,7,8(50분 수업, 10분 휴식)
17:20-17:30 담임 종례
17:30-18:30 저녁식사
18:30-21:20 자율학습1,2(1시간20분 자습, 10분 휴식)
21:20-21:40 간식 및 휴식
21:40-23:20 자율학습3
23:20-23:40 세면, 야간점호
23:40-24:00 취침
*취침 시간 이후 자습은 자율
오전 6시30분부터 자정까지 철저한 일정표 안에서 하루 일과를 보내는 모습이 흡사 군대 생활을 떠오르게 한다. 입소생 권찬욱(20,남) 군은 “기숙학원에 정해진 시간표대로 공부하고 외부와 단절돼 허투루 소비하는 시간이 줄어 자기관리에 좋을 것 같아 입소했다”고 말했다. 기숙학원 입소생들에게 입소 이유를 물었을 때 ‘자기관리’에 용의할 것 같아서 입소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본인 거주 지역에 입시학원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아예 없어서 기숙학원을 선택했다는 입소생도 다 수였다.
최소 8개월 이상 기숙학원에서 함께 공부, 식사, 운동 등을 같이하는 입소생들은 나름 그들만의 우정이 생긴다. 입소생 김 모씨(20세, 남)는 “부모님을 자주 볼 수 없어 그립지만 동료들과 함께 의지해 나름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남자와 여자 입소생의 접근은 철저히 금지된다. 수업을 받을 때나 식사를 할 때도 같이 앉을 수 없다. 또한 강의실 건물에 들어갈 때도 남녀가 다른 출입구로 들어가야 한다.
기숙학원 입소생 중엔 특이한 이력을 가진 학생도 있다. 작년 이화여대를 합격했지만 입학을 포기하고 다시 입시에 길로 들어선 하 모씨(23세,여)는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는데 의학계열에 진학하고 싶어 입소했다”며 “마지막 도전이지만 의학계열에 합격하지 못해도 재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숙학원 입소생들 대부분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재수 실패 뒤 기숙학원 재입소를 원하는 질문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다. 입소생 송 모씨(20세, 남)는 “한 달 비용이 평균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동료들과 입시정보 공유도하고 자기관리를 할 수 있어서 좋지만 재입소 하기엔 가격이 조금 부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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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외진 탓인지 땅거미가 일찍 내렸다. 자율학습을 마치고 방에서 룸메이트와 대화를 나누거나 개인 휴식을 마친 입소생들이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가? 또 어떤 학과에서 공부했는가? 에 맞춰 취업 경쟁을 펼치는게 현실이다. 기숙학원 입소생들에게 대학의 의미는 ‘미래’였다. 누군가에겐 사회로 첫 진출하는 관문이었고 누군가에겐 제2의 인생의 시작점이었다. 입소생 정진욱(20세,남) 군은 짧은 휴식을 마치며 “나에게 대학은 인생에서 맞는 첫 번째 선택의 순간”이라며 “재수라는 도전을 통해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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