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초고층 70%가 포기… 이제 '35층' 간다(종합)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최고층 '49층' 재건축을 추진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꿈이 무산됐다.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49층'과 '35층'을 가리는 주민투표에서 최고층수를 35층으로 한 재건축안이 과반 이상 득표했다. 서울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9층을 고집하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소유주들이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 35층 재건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5층으로 재건축 될 경우 현재 4424가구 규모의 은마아파트는 5905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26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최고층수 35층과 49층 중 하나를 선택하는 주민투표 결과 35층안이 최종 결정됐다. 토지등소유자 총 4803명 가운데 투표에 참석한 인원은 3662명으로 이중 71%인 2601명이 35층 재건축을 요구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 19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추는 안건으로 주민설명회를 열고 25일까지 동의서를 징구한 바 있다.
은마아파트 발목을 잡은 것은 서울시의 '2030서울플랜'이다. 2014년 서울시가 발표한 2030서울플랜은 주택, 공원, 교통 등 조성계획을 담은 최상위 도시계획이다.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입지 및 용도별로 건물 높이 관리 기준을 담고 있다. 핵심 내용은 서울시 주거지역의 건물 높이를 최고 35층으로 제한한 대목이다.
앞서 잠실주공5단지가 50층을 찍을 수 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높이의 경우 '제3종일반주거지역 35층 이하·준주거지역 50층 이하'라는 2030서울플랜의 상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곳 조합은 광역중심 기능 도입을 전제로 잠실역 사거리 인근 부지를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최고 50층짜리 주상복합·오피스 등 초고층 건물을 짓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거듭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자 추진위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사실상 49층안을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미 주민들 사이에서 49층안을 고수하면서 사업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늘고 있던 터였다.
결국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속도'를 택했다. 지난 19~25일 실시된 주민의견 수렴 결과 투표에 참여한 3662명 중 71%가 35층안을 선택했다. 35층안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부담금이 다소 늘 수는 있다. 하지만 조립설립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투표 결과로 최고 14층,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5905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동안 최고층수 49층을 고집해 온 은마아파트가 최고 35층으로 선회한데는 서울시가 '도시계획 2030'플랜에 따라 '35층 룰'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열린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급기야 은마는 심의하지 않겠다고 할 만큼 시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초 은마아파트는 초고층으로 지을 수록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재건축 특성상 최고 49층을 고집해 왔다. 현재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은 197%로 재건축 후에는 용적률 300%가 적용된다.
향후 은마아파트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35층으로 안건을 수정해 도계위에 안건을 다시 올릴 예정이다. 은마아파트는 아직 추진위원회 단계로 이후 조합설립인가의 문턱이 남아있는 상태다. 통상 조합 설립 인가 이후 시공사가 선정되지만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미 삼성물산과 GS건설로 시공사가 선정된 바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파업하면 망가질 게 뻔하니'…삼성전자 '최악 대...
35층으로 결정 후 은마아파트의 시세가 또 한번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치동의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2대책 직전 최고가가 전용 84의 경우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미 35층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소식에 지난주부터 시세가 15억 후반대로 올라섰다"며 "8.2대책으로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조합설립인가 전 까지 잦은 손바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은마아파트가 35층으로 꿈을 접으면서 다음 타깃은 압구정 재건축 단지가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압구정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며 주거시설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평균 45층 높이의 재건축을 원하고 있다. 다만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초고층 계획이 논의되기도 전에 교통영향평가 단계부터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5월 심의에서도 위원회는 2시간여 논의 끝에 교통과 토지이용계획 등에 관한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