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시 상장 제도 전면 재검토…"코스피·코스닥 제 색깔 찾기"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제도를 전면 재검토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차별화를 위해 중장기 발전전략 마련에 나선 것이다. 코스닥이 코스피의 ‘2부 리그’라는 오명을 쓰고 있어 각 시장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퇴출 제도의 국제 정합성 제고 및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발전 방향을 모색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기간은 다음달부터 내년 5월까지 6개월간이며, 연구비용은 8000만원 규모다.
상장·퇴출 관련 제도의 국내외 주요 이슈를 분석해 상장 정책의 장기적 목표를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거래소는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차별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코스피 및 코스닥 간 역할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거래소로의 도약을 위해 기존 우량기업 위주의 상장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현행 규정은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이익 30억원 이상 등 외적 요건과 함께 ‘영업, 재무상황, 경영환경 등에 비춰 기업의 계속성이 인정될 것’ 등 질적 심사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거래소의 보통주, 우선주, 리츠 등에 대한 진입과 퇴출 제도 현황을 조사한다. 형식과 질적 요건, 관련 제출 서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제도 등을 꼼꼼히 파악한다.
또 외국 주권의 상장과 관련해 자국 기업과의 차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존 상장 외국 주식 관리 방안 등을 조사한다. 글로벌 거래소로의 도약 목표와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Chain-listing)에 대한 제도적 제한과 운영 현황 등도 연구 과제다.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마저 떠나가게 된 코스닥 시장의 색깔 찾아주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들어 코스피가 23%가량 오르는동안 코스닥은 9% 상승에 그쳤다. 양 시장 간 지수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도 코스닥 시장에 대한 세제 혜택 검토, 국민연금의 투자 확대 등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거래소 이사장으로 내정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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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상장 기업의 지배구조 관리 방안도 모색한다. 거래소는 올해 처음 기업지배구조 공시 제도를 도입해 지난달 말에 70개사가 공시를 했다.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분야의 10대 지배구조 원칙 준수 여부와 미준수 시 사유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래 관련법에 따라 매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내 온 금융사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참여도였다. 일각에서는 현행 자율 방식이 아닌 의무화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거래소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최대한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나, 그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정 규모 이상 또는 주식이 많이 분산된 기업에 대해 지배구조공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으며 공시해야 하는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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