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 수사로 8개월째 압류…국과수 진품감정 표류
기탁자 “경찰 횡포” 반발…압수물 반환·손해배상 소송 진행


오는 31일 개관예정인 전남 고흥분청문화박물관 특별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던 중국 황실도자기가 경찰의 장기간 압류조치로 전시여부가 불투명하다.

오는 31일 개관예정인 전남 고흥분청문화박물관 특별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던 중국 황실도자기가 경찰의 장기간 압류조치로 전시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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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오는 31일 개관예정인 전남 고흥분청문화박물관 특별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던 중국 황실도자기가 경찰의 장기간 압류조치로 전시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사건은 압류조치 이후 8개월째 진품감정이 표류하는 등 경찰의 늑장수사로 기탁자가 경찰에 대한 압수물 반환 및 손해배상 소송을 거는 등 반발하고 있다.


19일 고흥군과 경찰서, 기탁자인 민종기 한중고문화연구원장에 따르면 지난 2015년 6월 고흥군에 기탁키로 한 민 원장 개인소유의 중국황실도자기 4000여점에 대해 지난해 8월초 일부주민들이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수사가 18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도자기 감정을 요청했지만 국내에서도 중국도자기를 감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국과수에 출장을 보내 감정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며 “도자기는 ‘표본 대질감정’ 방법으로 감정이 진행될 것이고, 윤봉길 의사 유품 가짜 논란도 곧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어 “계좌추적을 통해 도자기 구입 사실 관계를 검증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수사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겠으니 조금만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압류한 도자기를 아직도 국과수에서 단 1점도 검증용으로 인수하지 않고 있어 과연 감정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감정 방법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표본 대질감정’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인 도자기류가 감정대상인 황실도자기와는 다른 민요(民窯)에서 생산한 제품이라서 비교분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민 원장의 주장이다.


민 원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중국 도자기는 대부분 신안 앞바다에서 발굴한 해저유물로 민간에서 제작한 민요(民窯) 생산품이다”며 “황실도자기를 생산한 관요(官窯) 생산품과 비교 분석한다는 것은 정말 무식한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신안 해저유물 중 도자기류는 1만여점으로 룽취안요(龍泉窯)와 그 계통의 생산품이며, 그밖에 딩요(定窯) 계통의 백자와 징더전요(景德鎭窯)의 백자가 있다.


따라서 향후 국과수 감정이 공신력을 얻지 못할 경우 진품여부 논란은 또다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기탁 받은 고흥군은 2회에 걸쳐 중국 전문가를 초청해 도자기 감정을 실시했고, 전문가들과 함께 공개토론회도 가진 바 있다.


한편, 민 원장은 압류조치된 기탁 도자기에 대해 조속한 압류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 ‘압수물 반환 소송’과 당시 서장 및 수사관계자를 대상으로 2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압류영장 발부 당시 법원이 1차는 기각했으나, 2차 발부 신청 때는 민 원장에 대한 허위사실들이 추가로 첨부돼 무리하게 영장이 발부됐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법원의 압수물 반환 소송은 빠르면 내달 1심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민 원장은 “나에 대해 음해한 세력들은 실제 중국 도자기를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 없다”며 “수사를 요구한 진정인 등에 대해 어떤 근거로 나를 사기꾼 취급하는지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서 경찰은 나를 범죄자로 규정짓고 있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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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변에서는 당연히 박물관에 전시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찰이 사전에 충분한 수사도 없이 기탁한 사유재산을 압류부터 한 것은 부당한 공권력의 횡포”라면서 “압류신청 서류와 진정인 등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은 강력히 법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주민 윤모씨는 “도자기 진품 감정이 어렵다면 일단 압류를 해제해서 전시는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전시와 수사는 별개로 해서 처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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