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멘'은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184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조르주 비제가 1875년에 같은 제목의 오페라로 각색했다. 카르멘이 부르는 아리아 '하바네라'는 오페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기억할 만큼 유명하다. "사랑은 들에 사는 새, 아무도 길들일 수 없지… 사랑, 사랑, 사랑은 집시 아이, 제멋대로지. 당신이 싫다 해도 나는 좋아.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때는 조심해요! 당신이 잡았다고 생각한 새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 버릴 테니."
"카르멘은 무엇보다 '순종하지 않는 여자'이다. 이 순종하지 않음이 '자유'라면, 이 자유는 부르주아 여성과 매춘부를 나누는 이분법을 무효화 시키는 카르멘의 특별함이다. 귀부인과 매춘부는 다 같이 '순종 한다'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카르멘은 순종을 통한 자유를 원하지 않는다. (중략) 카르멘은 자유에의 열망이 사랑에의 열망보다 앞서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증거 한다."
카르멘은 이렇게 노래한다. "당신이 나를 죽이려는 걸 알아요. 그러나 카르멘은 굴복하지 않아요. 난 자유롭게 태어났고 자유롭게 죽을 거예요." 그리고 호세의 단검에 찔려 숨을 거둔다. 사랑을 살해하는 장면은 구슬프다.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 커다란 검은 눈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러다가 그 눈은 흐려지더니 감기고 말았습니다."
"카르멘은 홱 돌아서면서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후려갈겼습니다. 나는 일부러 벌렁 넘어졌습니다. 그 여자는 재빨리 내 몸을 뛰어넘더니 두 다리를 드러내고 달렸습니다. 바스크 여자들의 다리란 말도 있지만, 그 여자의 다리는 그에 못지않게 빠를 뿐 아니라 근사했습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다리' 얘기를 하자.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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