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삼성물산' 논란 막자…기업가치 산정, 기업자율로 전환 검토
삼성물산 합병비율 논란 감안
금융위, 법령규정 적절성 연구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합병이나 유상증자 때 적용하는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대해 법령이 아닌 기업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 close 증권정보 028260 KOSPI 현재가 437,500 전일대비 9,000 등락률 +2.10% 거래량 629,222 전일가 428,500 2026.05.14 14:5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강보합 출발…8000피 재도전 삼성물산, 협력회사 채용연계 '건설·안전관리자 양성교육' 실시 삼성물산, 신반포 19·25차 '래미안 일루체라' 홍보관 14일 개관 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공정성 논란을 감안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한 '기업가치 산정 기준에 관한 연구'를 통해 법령으로 산정 방식을 규율하는 것이 적절한 지를 따져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현재 마무리 단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우리가 법령으로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정해놓은 것은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런 취지와 맞지 않게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오히려 그 법령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얘기가 나왔으므로 다시 한 번 검토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는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계약을 체결한 날 중 앞서는 날을 기준으로 최근 평균주가를 토대로 합병가액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때도 이 법령에 따랐으나 주가가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저평가된 시점에 추진되다보니 제대로 자산가치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법령 규정을 두지 않고 개별 회사의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산정 기준을 정하고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도록 한다.
금융당국은 법령으로 합병비율 산정과 주식매수청구권 가치 산정, 유상증자 가격 산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규율할 필요가 있는 지를 해외 사례와 실증 분석을 통해 검토한다.
이를 통해 법령을 통한 규율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소수 주주 보호 등을 위한 보완 방안의 필요성도 따져본다. 주로 해외 사례를 감안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권리 구제 절차의 활용 정도 등 현실도 종합해 대안을 마련코자 한다.
지금처럼 법령을 통해 계속 규율하다고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기준이 되는 시점과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 방식 외 다양한 평가 방법을 검토한다. 주가만으로 기업가치를 따지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구 결과가 곧 나오면 이를 토대로 충분히 검토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어느 방향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면서 "방향이 정립되면 경우에 따라 법 개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비율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오는 19일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은 일성신약과 소액주주들이 낸 주식매수가격 결정 등 소송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낮게, 제일모직 주가는 높게 형성돼야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합병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할 때 당시 주가는 주식매수 청구가격 결정의 기초로 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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