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가이드]명절 용돈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10일 동안의 최장기 추석 연휴가 코앞이다. 이번 명절은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휴가 길어진 만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비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써야 하는 돈은 물론,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가족여행과 문화생활 등에 다른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게다가 친척이나 친지의 아이들까지 만나게 되면 나가게 되는 명절 용돈도 만만치 않다. 어릴 땐 마냥 좋았지만 어른이 되면 될수록 부담스러워지는 문화기도 하다.
명절에 용돈을 주는 관습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런 문화가 오래전에 중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와 일본, 베트남 등 다른 나라로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춘제(설)나 중추절(추석)과 같은 큰 명절에 훙바오(紅包)라는 붉은색 봉투에 돈을 담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관습이 있다. 훙바오는 명절뿐 아니라 결혼, 출생, 환갑 등에서도 자주 사용될 정도로 보편적이다. 붉은색은 중국에서 행운이나 부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송나라 시절부터 큰 명절에 붉은색 봉투에 돈을 넣어 덕담과 함께 아이들에게 줬다고 한다. 귀신이나 요괴 등이 어린아이를 해치려고 할 때 돈을 공물로 바쳐 위기를 넘기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도 명절 때 돈을 주는 관행이 있다. 이 풍습은 에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그때는 도시 지역에만 유행했으며 한참이 지나서야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문양이 그려진 봉투에 돈을 담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덕담과 함께 건네준다. 다만 우리처럼 명절에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절을 하는 풍습은 없다.
중국과 일본 외에 베트남에도 빨간 봉투에 새 돈을 넣어주는 관습이 있다. 서양에서도 큰 기념일이나 명절 때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러나 돈을 주지는 않고 주로 선물을 주고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명절 때 돈을 주고받는 문화가 널리 퍼진 것은 일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명절 때 떡이나 과일을 주고받았다는 기록은 있지만 돈을 주고받았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명절에 돈을 주고받는 문화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중국의 훙바오처럼 특별한 봉투에 돈을 넣어서 주고받지는 않는다. 주로 깨끗한 봉투에 돈을 넣어서 주고받는 정도다. 최근에는 명절 때 돈 외에도 문화상품권이나 모바일상품권 등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주고받는 돈은 헌 돈보다 새 돈을 선호한다. 한국은행은 명절에 앞서 신권을 방출하는데 전부 새 돈은 아니고 헌 돈 중에서도 깨끗한 돈이 많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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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측은 명절만 되면 신권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상 새 돈이 부족해 이미 사용된 경험이 있는 돈 중에서도 깨끗한 돈을 포함시켜서 외부로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신권 부족이 심해지자 몇 년 전부터 한은은 명절을 앞두고 '꼭 새 돈일 필요는 없다. 주고받는 마음의 선물은 깨끗한 돈이면 충분하다'는 내용의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시중 은행들도 1인당 배정 수량을 두고 신권을 배포할 정도로 신권의 인기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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