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국민의당, 존재감은 각인시켰는데…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민의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표결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을 통해 확실한 '캐스팅 보트'로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는 당 전체를 휘어잡고 이끄는 리더십을 아직은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당론 결정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였다. 당내 호남ㆍ진보세력은 이번 인준안에서 찬성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안 대표 측은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임명안 투표에서 국민의당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은 당내 호남ㆍ진보세력의 역할이 컸다. 김이수 후보자 표결 당시 보수정당과 연대하는 듯한 모습에 안방인 호남에서 비판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회의 표결 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호남ㆍ진보세력이 찬성으로 권고적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당론을 결정하지 못해 선도적으로 정국을 주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들도 터져 나왔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끝까지 찬반의견을 밝히지 않고 자율투표를 강조했다. 그는 의총에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단 한 가지 높은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해주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천정배 의원은 "대표의 입장이 모호한데 방향을 정하는 게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의 경우 '사법부 독립성'을 강조한 안 대표의 발언과 관련 "반대로 해석되는데 맞냐"고 확인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김 후보자 인준안이 통과되자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대표의 발언과 관련 "국민의당이 이번에 가결되는 데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찬반 당론 정하면 안 된다" 고 했던 당사자가 할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국민의당 의원들이 부결 쪽으로 힘을 몰아가 부결이 됐으면 그때는 '국민의당 때문에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는 얘기 안 했을 것 아니냐. 부결된 책임을 정부여당에 또 떠넘겼을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 대표가 이번 표결서 존재감을 부각했느냐'는 질문에는 "존재감이 부각된 건 사실이지만 그 존재감이 좋은 존재로 부각됐는지, 안 좋은 이미지의 존재로 부각됐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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