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확인 소송 제기한 여성, 시신 DNA 검사했지만 "친딸 아냐"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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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무덤은 지난 7월 파헤쳐졌다. 1989년 사망한 달리의 시신은 그의 고향인 스페인 북부 피게레스에 있는 한 극장 지하실에 묻혔는데 28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왔다. 자신이 달리의 딸이라며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한 60대 여성 필라 아벨 마르티네스의 주장 때문이었다. 법원은 달리의 시신에서 DNA를 채취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지만 검사 결과 이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달리는 1934년 부인 갈라와 결혼했다. 1982년 아내가 숨질 때까지 함께 지냈다. 달리의 부인에 대한 사랑은 아는 이들은 1950년대 중반 자신의 어머니가 달리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했으며 그와 연인으로 지냈다는 마르티네스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오만하고 이기적이었던 달리가 제멋대로 자신의 예술 영역을 넓혀가면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배경에는 그의 세계를 이해하고 지지했던 평생의 동반자 갈라가 있었다. 그는 갈라에 대해서 "천재적 기질을 타고난 여인, 우리 시대의 유일한 신화적 여인"이라고 했고 자신은 "이 여인과 결합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억세게 재수 좋은 천재"라고 했다.

달리는 자신이 태아였을 때를 기억한다고 했다. 자궁 속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가 태어난 날에 대해서는 이렇게 자서전에 썼다. "모든 교회의 종들아, 울려라! 허리를 구부리고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이여, 지중해의 북풍에 뒤틀린 올리브나무처럼 굽은 허리를 바로 세워라! 그리고 경건한 명상의 자세로 못 박힌 손바닥에 뺨을 기댈지어다. 보라 살바도르 달리가 태어났도다." 자신이 태어났기에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고 스스로 말했던 달리의 영혼은 영면을 방해받은 올해 7월의 그 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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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1952년부터 1963년까지 꾸준히 써온 일기를 모아 담은 책 '달리, 나는 천재다'의 서문을 보면 비범한 천재를 한낱 보통 사람들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려 했던 마르티네스의 시도에 분노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이 책은 어느 한 천재의 일상생활과 꿈, 소화 기능, 황홀경, 손톱, 감기, 피, 그리고 삶과 죽음이 어떤 것인 지를 보여 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 천재적 인간의 범상치 않은 삶이 대다수의 평범한 인간들과 어떻게 다른 지를 분명하게 드러내 줄 것이다. 이 책은 천재가 쓴 최초의 유일한 일기다."

[위인의 무덤 수난사]①무덤 파헤쳐진 살바도르 달리
[위인의 무덤 수난사]②셰익스피어 "내 무덤 손대는 자는 저주"
[위인의 무덤 수난사]③무덤 사라진 돈키호테 작가 세르반테스
[위인의 무덤 수난사]④죽어도 살아있는 제레미 벤담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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