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광산구청장 "자치가 진보다"
민 구청장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관악구청서 '자치가 진보다' 주제 특강, 자치분권 개헌 등 필요성 강조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자치가 진보다’
민형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이 4일 오후 2시부터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자치가 진보다’란 제목으로 구청 직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자치가 진보다'는 또 민 구청장이 2013년10월 처음 발간한 책 제목이기도 하다.
민 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원인을 박 전 대통령 자신이 원인 제공자라는 점을 들어 얘기를 풀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은 체제의 문제 즉 ‘권력의 과도한 중앙집중’때문으로 봤다.
민 구청장은 “정치인이 타락하게 된 순간은 권력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한 순간”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권력은 결코 '개인의 것'이 아닌 주권자인 '시민의 것'이라는 주장.
민 구청장은 “이런 차원에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역정부로 더 많이 옮기고 시민들이 좀 더 많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대통령 탄핵과 똑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간략히 말해 자치와 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옛 것은 죽어가고 있는 데 새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고 있다'는 안토니오 그람시 말을 인용, 새로운 사회 모습으로 ‘자치분권사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란 말은 국가의 획일적인 통치욕망에 잘 조응한다. 그리고 그 말은 권력이 국민을 동원하는 구호로 자주 쓰였다. 예를 들면 국민총화단결 , 국민교육헌장, 국민성금 등 .
반면 시민이란 말은 주권자의 의지와 권리, 보편적인 인권 지향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를 테면 민주시민, 시민혁명, 시민주권, 세계시민, 평등한 시민권 등이 그렇다는 것이다.
시민은 자신의 삶터에서 이웃과 연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통치하는 개인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시민 안에는 ‘자치 ·분권의 원리,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지향’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국민이 아닌 시민으로 우뚝 서야 지역과 시민이 더 많은 힘을 갖는 자치분권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그래서 2010년 초선 구청장 시절부터 ‘자치가 진보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진보’는 세상이 좀 더 좋게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자치’는 스스로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해 집행하면 또 그렇게 해야만 세상을 좀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 것을 ‘자치가 진보다’라고 표현했다.
'자치분권 전도사'로 유명한 민 구청장이 쓴 ‘자치가 진보다’라는 책은 단국대 서민 교수가 자신의 칼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읽어야 할 책’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치가 가능하려면 분권이 잘 돼 있어야 한다. 권력이 집중돼 있지 않고 적절한 단위로 쪼개 있어야 한다. 권력은 쪼개질수록 선하다고 한다. 권력은 투명할수록 선하다. 권력은 작게 쪼개지면 시민들이 제어하기 좋다. 투명할 수밖에 없어 그만큼 선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국가자원의 통제 권한을 청와대, 재벌, 관료가 몽땅 가지고 있으면 오늘날과 같은 위기상황은 언제고 간에 닥칠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안타까운 세월호 사건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중앙집중, 권력독점 폐해다. 분산된 권력구조가 위기에 대한 적절한 통제 ·기회를 놓치지 않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가장 높은 수준의 가치와 분권 체제를 갖고 있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전통적인 강대국이 하나 같이 자치와 분권에서 탁월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될 ‘개헌’은 지금처럼 과도한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분권형 개헌’이 이번 개헌의 중심 테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와 국회에 집중돼 있는 권력은 시민들에게 옮겨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국가자원을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는 권한을 지역정부로 옮겨야 이게 진짜 분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자치분권에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중앙집권을 강화했다. 국민적 차원에서도 자치분권에 관한 인식은 좋지 않다. 중앙정부가 자치에 관심이 없다고 해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자치현장을 책임지는 지자체에서 먼저 해 ‘꼬리를 흔들어 머리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지역에서 일을 추진, 그 일이 전국으로 전파되면 결과적으로 국가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광산구에서 처음 시작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클린광신협동조합 ▲공직활동지원센터 ▲더불어락복지관 ▲문화예술플랫폼-엉뚱 ▲이야기꽃도서관 ▲청소년문화의 집-야호센터 사례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민 구청장은 “자치의 주인은 주민, 변화는 주민이 만든다”고 했다.주민들에게 열정적인 자치력이 있고 그것을 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미 대통령이 올 1월1일 퇴임하면서 “변화를 가져오는 능력은 제가 아닌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라는 말을 인용, “관악구민이 변화의 주인이고 변화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 공직자가 할 일은 그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 마중물을 붓고 최초의 펌프질을 하는 것. 불가능한 꿈을 함께 꾸자고 권유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저 깊은 곳의 지하수가 스스로 뿜어 올라오듯 변화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대한민국 전체로 퍼져 마침내 자치가 진보를 가능하게 하는 그런 사회가 될 것이다. 불가능한 꿈은 마침내 현실이 되고 자치로 진보로 실현하는 '시민자치공화국'이 한 발 한 발 다가올 것”이라고 강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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