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판결 이후 노측은 반격 태세 갖춰
사측은, 구조조정에 통상임금 소송까지 숨이 턱까지 차 올라
임금삭감·희망퇴직 해야하는데 "6년치 소급분 지급하라" 요구하는 노조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이하 쉘)의 해양플랜트의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이하 쉘)의 해양플랜트의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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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장기불황 탓에 희망퇴직ㆍ임금삭감ㆍ순환휴직을 계획중인 조선업계도 통상임금 소송으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노동조합 손을 들어준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이후 조선업 근로자들은 반격 태세를 갖추게 됐지만, 사측은 이중고를 겪게 될 처지에 놓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상임금 판결 1심에서 사측이 패소한 삼성중공업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근로자들은 2012년 10월에 정기상여금, 가족수당, 자기계발비, 자율관리비, 개인연금 보험료 회사지원금 등 5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2009년 10월부터 2014년 12월분까지 회사가 근로자에게 소급해서 지급해야 할 금액이 828억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사측은 이에 항소해 현재 2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노측이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2015년 1월부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왔다. 이 조치로 당시 근로자들의 시급과 각종 수당들도 함께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에도 최대한 노동자 측 요구를 반영해 줬었다"며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이 시점까지도 근로자들은 '6년치 소급분'까지 달라며 통상임금 소송을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를 포함한 자동차 업계조차 아직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수년전부터 노조가 요구하고 있지만 임금체계 개선을 놓고 노사 합의가 안 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배가 침몰하면 안에 있던 선원들의 목숨도 잃게 된다"며 "배를 탄 사람들은 배가 침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삼성중공업 사측은 2016~2017년 임금ㆍ단체협상 과정에서 가족수당, 자기계발비, 자율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수년치분을 소급 적용해주겠다는 안까지 노협에 제시했다. 노동자협의회측은 그럼에도 "통상임금 소송은 우리도, 사측도 끝까지 가보겠다고 한 만큼 물러설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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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외에 다른 대형 조선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넣어달라"는 노조 주장이 받아들여져 "회사가 63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항소심에서 뒤집어졌다. 법원은 2심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이유로 회사가 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1심 판결에서 사측이 일부 승소했다.


재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조들의 '묻지마 소송'이 남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상임금 소급 여부를 결정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해 기준이 없어 재판부마다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일단 소송부터 하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해 질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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