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가난의 힘/신현림
나를 바꿀 기회, 복권을 사 본 적도 없다
사내 냄새는 맡고 살아야지 하고는 일하다 잊었다
해를 담은 밥 한 그릇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쌀 한 줌은 눈송이처럼 얼마나 금세 사라지는지
살아가는 일은 매일 힘내는 일이었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이 깊어지지 않지만
내일은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일한다
온 힘을 다해 일하는 모습은 주변 풍경을 바꾼다
온 힘을 다해 노을이 지고 밤이 내리듯
온 힘을 다해 살아도 가난은 반복된다
가난의 힘은
그래도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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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다. 가난 때문에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이 있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마는 대학생이 있다. 가난 때문에 결혼 예물을 저당 잡히는 신혼부부가 있고, 가난 때문에 아무도 몰래 혼자 죽는 사람이 있다. 어떤 가난한 세 모녀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그리고 "죄송하다"는 가난한 유서를 남기고 함께 죽었다. "온 힘을 다해 살아도 가난은 반복된다". 어찌할 것인가. 가난으로 밥해 먹고 가난으로 옷 해 입고 가난으로 자식을 키우고 가난한 이불을 덮고 잠드는 사람들, 그렇게 "그래도 살아가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말 복이 있었으면 좋겠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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