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Economia] 초연결 사회서 경제 실권 쥔 '매치메이커스'로 성공하는 법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알리바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애플, 구글. 요즘 잘나가는 신생 글로벌기업들로, 공통점이 있다. 복수 고객 집단들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 또는 교류의 장(場)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즉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판다. 책에서는 이를 '다면 플랫폼(Multisided platform)'이라고 명명한다. 해당 기업들은 중계자 또는 매치메이커(Matchmaker)라고 할 수 있다. 연결성과 접근권이 있기에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사회에서는 경제 실권을 쥐고 있다.
고객을 모을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한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 몇몇 성공한 기업들의 화려한 외향만 보고 다면플랫폼 사업에 섣불리 뛰어들어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우선 비용 투자대비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전통적 경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양한 집단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얼마나 많이 연결되는가보다 얼마나 크고 지속가능한 가치와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과거 일반 기업들은 한 집단의 고객만 만족시키면 그만이었다. 다면플랫폼 기업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집단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보상을 제공하고, 새로운 집단이 스스로 참여하고 싶게끔 충분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고객의 상호작용 중 발생되는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심한 플랫폼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마찰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비용이나 장애물 혹은 고객들이 겪는 불편, 불만을 의미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고객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다. 중국은 대도시를 제외하고 지방이나 농촌에 제대로 갖춰진 유통 채널이 아직 없다. 쉽게 말해 중국 시장의 마찰은 미국보다 훨씬 크다. 알리바바는 여타 선진국에서 문제되지 않았던 중국만의 ‘신뢰와 소통’ 마찰을 제대로 발견하고 해결했다. 고집스럽게 이를 물고 늘어져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이들의 성공은 중국 유통시스템이 낙후됐다는 점 때문에 가능했다.
알리바바와 달리 아이폰으로 시장을 제패한 애플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애를 먹었다. 해결해야 할 마찰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결제시간을 1초 단축하기 위해 카드 대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책은 다면플랫폼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현대 기술과 만나 성공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소개한다. 아울러 기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변신해야할지도 적었다.
매치메이커로 자리를 잡으려면 플랫폼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참여자들을 확보하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 책은 대표적인 전략으로 '허위정보제공자와 사기꾼들(2부 9장)'을 소개한다. 소위 불량 참여자들의 악행을 어떻게 관리·단속할지에 대한 방안이다. 개인정보 도용, 불공정 거래 등 부정적 외부효과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분투를 상세하게 실었다.
잘 빠진 도로를 완공했다면 신호등을 만들 차례다. 저자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개인과 기업이 올바르게 행동하고, 악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규칙을 엄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을 감시한다는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거대 마을과 같은 커뮤니티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역설한다. <매치메이커스/데이비드 에반스·리처드 슈말렌지 지음/이진원 옮김/더퀘스트/1만7500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