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오른쪽)와 천주(陳竺)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저녁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주최로 베이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베이징 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불과 5년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23일(현지시간) 저녁 6시 중국 베이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주최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은 한국과 중국 양국 모두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현장이었다.
한중 수교 20주년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상무위원급인 시진핑(習近平) 당시 중국 국가부주석 참석하에 수백여 명이 모여 성대하게 잔치를 치른 것과 비교하면 온도 차가 커도 너무 컸다. 주최 측에서 10명이 앉는 원탁 15개를 준비했는데 행사 시작 5분 전까지만 해도 60여명만이 앉아 썰렁한 분위기로 가슴을 졸였다.
천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여러분 모두가 다 아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민감한 양국의 외교 현안을 비켜갔다. 뒤이어 축사에 나선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는 중국 고서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나오는 '智者求同, 愚者求異(현명한 자는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고, 우둔한 자는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성어를 인용하고선 양국 간 이해와 소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자세한 식순 안내 없이 천 부위원장과 김 대사의 20분짜리 축사를 끝으로 본 행사를 짧게 마무리했다. 이후 와인을 겸한 뷔페 만찬 시간에는 별도의 부대 행사 없이 조용히 식사가 이뤄졌다.
완강(萬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겸 과학기술부장이 참석한다는 소식은 전날 중국 주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사 부사장(부국장)이 되레 먼저 귀띔했다. 정협 부주석은 장관급보다 한 단계 위인 국가 지도자급으로 어느 정도 외교의 격은 맞췄으나, 완 부주석 역시 공학 박사 출신 관료로 한중 간 사드로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 데는 한계가 있는 인사라는 평이다. 양국 모두 최대한 잡음 없이 무난하게 수교 25주년을 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잠결에 꺼서 지각한 줄 알았는데…진짜 모닝콜 안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