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4.64%→4.31%로 감소
공정위 '총수 지정' 피하기 목적으로 해석
공정위는 '영향력'에 주목…블록딜 효과 미지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네이버( NAVER )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보유지분 0.33%를 시간외 매매(블록딜)했다. 11만주로 매각 가격은 주당 74만3990원이다. 이로써 이 GIO는 총 818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지분율은 4.64%에서 4.31%로 낮아졌다. 네이버는 이 사실을 23일 공시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총수 지정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는 미지수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총수 지정 사안과 관련해 '실질적 영향력'을 들여다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에 실질적 영향력 행사 여부라는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지분율을 낮춘 사실이 총수 지정을 회피할 결정적 사안이 되기는 힘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이 GIO의 영향력 부분을 살펴보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성숙 대표를 비롯해 그의 신임을 얻은 인물들이 주요 경영진 자리에 올라 있다. 주요 인사권에 대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또한 이 GIO는 등기이사로서 경영과 관련한 내부 의사결정권자의 일원이다. 또 네이버를 창업하고 키워온 경험을 토대로 캠프모바일이나 스노우 등 자회사의 글로벌 진출 등을 주도하는 등 주요 경영전략 수립과 집행에 참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에 투자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같은 선상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스노우' 인수 제안을 거절한 주체도 이 GIO였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이라며 "공정위에 '난 언제든 엑시트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는 회사 전략이나 아젠다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분을 매각한 것은 개인적 목적이며 매각을 여러번 시도하다 이번에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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