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우 SK차이나 대표, 1조 끌어모은 속내
SK·SK이노·SK하이닉스, 9365억 규모 주식 매입하며 자금지원
中 대형 국영기업 인수·지분투자하려면 일정규모 매출·자산 갖춰야
"중국내 적기 투자 확보 위한 사전작업 성격"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자금지원'
제리 우 SK차이나 대표가 올 4월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업무다. 지난달 말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는 SK차이나의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는 방식으로 총 9365억원(1768만주)의 자금을 지원했다. SK차이나는 1조원에 육박하는 두둑한 실탄을 장전한 셈이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서 그룹 안팎에서는 갖은 해석을 낳았다. 해당 계열사들은 "중국 내 적기 투자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이후를 내다보고 한 발 앞서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런 방향성에 더해 현실적인 고민까지 반영된 결과물이다.
중국에서는 대형 국영기업 인수나 지분투자에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이나 자산을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국영 항공사 '중국동방항공'은 최근 물류 자회사(동방항공물류ㆍEAL)의 지분 45%를 민간기업에 매각하면서 일정 기준 이상의 자산ㆍ매출액을 보유한 기업을 우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인수합병(M&A)이나 투자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SK차이나는 과거 실제로 이런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투자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를 해도 기업규모가 크지 않았다. 결국 이번 자금수혈은 향후 현지 대형 국영기업 투자에 대비해 SK차이나의 몸집을 키워놓은 사전작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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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투자 환경에 밝은 제리 우 대표의 영향도 있었다. 제리 우 대표는 과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몸담고 중국 골드만삭스에서도 일한 중국 투자은행(IB) 전문가다.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IB 경험을 토대로 현지 투자 시장에도 빠삭하다. 그간 부동산이나 SK네트웍스의 중국 렌터카 사업을 이어 받는 식으로 중국 사업을 전개해 온 SK차이나는 이번 실탄 확보를 발판 삼아 현지 기업 투자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SK차이나는 현재 중국 각지의 정책과 합작 비즈니스를 연계해 중국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2000년에 설립된 SK차이나는 이듬해 그룹 대표계열사인 SK㈜,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 C&C 등이 SK차이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000억 원대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세를 키운 바 있다. 올 3월 기준 총 자산 규모는 530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48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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