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前정부 삭제정보 추출 '포렌식' 검토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내부 정보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는 검찰이 박근혜정부 시절 수집된 각종 범죄 관련 자료 중 삭제된 내용을 열어보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민감한 정보가 그에게 흘러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한 정보가 은폐되지는 않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현재 문무일 검찰총장의 지시 아래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산하 범죄정보과 소속 수사관들이 작성한 범죄정보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동시에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통해 삭제된 범죄정보 자료 일체를 추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25일 검사 등 인력을 투입해 범죄정보기획관실과 범죄정보과에 산재한 서류를 수거하고 컴퓨터를 봉인한 뒤 사무실을 일시 폐쇄했다. 소속 수사관들은 지난 달 31일 내부인사를 통해 전원 뿔뿔이 흩어졌다.
검찰의 범죄정보 수집 기능은 1995년 문민정부 시절에 만들어졌다. 수사력을 보완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정치적으로 변질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2중대' 노릇을 하며 '정치수사'의 빌미를 제공해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의 경우 박근혜정부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예민한 정보를 직보하고 관리를 받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2중대'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일할 때 검찰이 보고해서는 안 될 사안까지 보고하거나 우 전 수석 또는 민정수석실의 하명에 따라 사찰 행위를 하는 등 부적절하게 처신했다는 첩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최근 민정수석실 캐비닛 등에서 발견한 '우병우 민정실' 자료 중 일부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외압 의혹, 국정농단 개입 의혹과 관련한 단서가 검찰의 이번 작업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2014년에 불거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과도 연결된다. 청와대는 당시'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남편이었고 또다른 비선실세로 통했던 정씨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 '십상시'들을 이용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본질을 벗어나 사건을 '청와대 문건유출' 프레임으로 전환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정비서관이었던 우 전 수석이 이 과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뒤따랐으나 아직까지 규명은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당시 대검 범정기획관실이 정씨와 문고리3인방의 모임 장소를 방문해 일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한 의혹, 청와대나 우 전 수석의 개입 여부 등을 확인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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