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 할인율 25% 인상안 발표
할인율 산정 공식, 수학적으로 틀렸다는 투자보고서
도이치뱅크, 미래부 고시 해석에 따라 달라


단말기유통법 고시에 나온 월 평균 지원금 구하는 공식에 오류가 있다는 내용의 투자보고서.(사진=도이치뱅크)

단말기유통법 고시에 나온 월 평균 지원금 구하는 공식에 오류가 있다는 내용의 투자보고서.(사진=도이치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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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선택약정 할인율을 인상한다고 밝힌 가운데 할인율 산정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동통신사는 현재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을 두고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문제 역시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게 될 수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도이치뱅크는 18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 관련 고시에 정해진 선택약정 할인 계산 방법이 틀렸다는 내용의 투자보고서를 발표했다.

단말기유통법 제6조3항과 관련된 고시(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혜택 제공 기준)에 따르면 선택약정 할인율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직전 회계연도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을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으로 나눠 구한다. 이 중 월평균 지원금을 구하는 공식에서 계산법 자체가 수학적으로 오류가 있다는 것이 도이치뱅크의 주장이다.


고시 제3조(기준 요금할인율 등의 산정기준) 2항에서는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은 직전 회계연도 영업보고서를 기초로 해당기간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재원으로 지급한 지원금을 그 지원금을 지급받은 가입자 수로 나눈 다음 그 금액을 지원금을 지급받은 가입자의 약정기간의 합으로 나누어 산정한다"고 돼 있다.


쟁점은 '가입자의 약정기간의 합'으로 나눈다는 점이다. 도이치뱅크의 주장대로라면 지원금을 받은 전체 가입자가 대략 3000만명이고, 일반적으로 약정 기간이 24개월이니 7억2000만개월로 나눠야한다. 그렇게 되면 월평균 지원금은 0에 수렴한다.


반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원금을 받은 가입자의 평균 약정기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략 24개월로 나누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도이치뱅크의 말처럼)그렇게 해석하면 안 되고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을 구하라고 돼 있으니 가입자 1인으로 봐야한다"며 "보통 가입자들의 약정기간이 24개월인데 중간에 약정을 변경하는 고객 등을 따져 평균적인 약정기간을 구하다보니 이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의 해석과 도이치뱅크의 해석에 따른 월평균 지원금 차이.

미래부 관계자의 해석과 도이치뱅크의 해석에 따른 월평균 지원금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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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을 받은 총 가입자가 10명으로 가정하고 계산을 하면 이해가 더 쉽다. 10명의 총 보조금 합계가 190만원, 각각 24개월 약정 계약을 맺고 있다고 하자.


그럼 도이치뱅크가 주장하는 대로 월 평균 보조금을 구하면 190만원/10명/240개월로 791.6원이 된다. 반면 미래부 관계자의 주장대로 계산하면 190만원/10명/24개월로 7916원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미래부 관계자의 주장이 타당하지만 고시 내용에 있는 '가입자의 약정기간의 합'이란 표현을 글자 그대로 보면 이처럼 이상한 결론이 나오게 된다.


도이치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중복으로 나누면서 평균 지원금이 실제보다 낮아지게 되고 결국 선택약정 할인율 역시 실제보다 낮아져야 한다"며 "한국의 이통사들은 정부에 소송을 제기할 또 다른 이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도이치뱅크는 지난달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요금을 규제할 근거가 없음에도 간접 규제를 지속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이달 초에는 시민단체, 이동통신사들을 만나 국내 이동통신 정책에 대해 의견을 듣고 갔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SK텔레콤 44%, KT 49%, LG유플러스 46%에 달할 정도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도이치뱅크는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에 의해 이통사들의 주가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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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동통신사는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해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법리검토를 마쳤으며, 각 이동통신사의 법무팀은 관련 후속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입맛에 따라 고시 내용을 해석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고시 내용에 대해 면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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