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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골목상권 흥망성쇠⑤]청담동 명품거리, 화려했던 명성 어디에…텅텅 빈 매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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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까지 호황기 누리다 트렌드 변화로 수년째 침체기
최근 사드보복으로 요우커 발길마저 끊겨 또 다시 위기
방 빼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 속출…쇼 윈도우 너머 텅 빈 매장만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수개월 전 이태리 명품 브랜드 보기 밀라노(좌)와 가방 전문 브랜드 제롬 드레이퓌스(우)가 매장을 운영했다. 현재는 공실인 상황. (사진=조호윤 기자)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수개월 전 이태리 명품 브랜드 보기 밀라노(좌)와 가방 전문 브랜드 제롬 드레이퓌스(우)가 매장을 운영했다. 현재는 공실인 상황. (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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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5일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청담동 명품거리'는 스산하기만 하다. 걸음마다 보이는 빈 매장 탓이다. 쇼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매장 내부는 집기조차 남지 않은 채 텅 비었다. 전면에는 '임대' 문구와 함께 휴대폰 번호만 덩그러니 걸렸다. 과거 화려한 불빛 아래서 시즌별 신상 명품들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던 곳이었다고는 믿기 힘든 모습이다.
청담동 명품거리가 또 다시 정체기에 빠졌다.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서 도산대로까지 800m가량으로 뻗어있는 청담동 명품거리는 1990년대 형성돼 2000년대까지 호황기를 누렸다. 이후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청담동 명품거리의 명성은 사라졌다.

수년째 침체기를 맞았던 청담동 명품거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들이 발걸음하면서 다시 부활하는 듯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한ㆍ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5일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지난해 4월까지만해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 칼빈클라인 매장이 1~2층 규모로 자리했다. 현재는 쇼윈도우 너머로 텅빈 매장만 확인할 수 있다.(사진=조호윤 기자)

5일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지난해 4월까지만해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 칼빈클라인 매장이 1~2층 규모로 자리했다. 현재는 쇼윈도우 너머로 텅빈 매장만 확인할 수 있다.(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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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해외 명품 브랜드 캘빈클라인 매장은 수개월째 텅 빈 상태로 있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캘빈클라인은 이 건물의 1~2층을 사용했다.
매장 주변에는 요우커들이 '원스톱 쇼핑'할 수 있도록 성형외과, 피부관리실, 마사지숍 등이 자리했지만, 최근에는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에스까다 매장 3층은 과거 헤어숍, 피부관리실로 운영됐던 공간이지만, 현재는 운영이 종료됐다.

한국여행상품 판매가 금지된 지난 3월15일 이후 방한 요우커 수가 급감하면서 관련 수요가 크게 줄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한 임대업자는 이 부근의 시세에 대해 "1~2층 규모의 경우 보증금 20억~30억, 월세 4000만~5000만원 선"이라고 귀띔했다.

도산대로 방면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좌측에는 해외 3대 명품 브랜드 샤넬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내년 초 오픈할 예정이다.

샤넬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나서도 또 '임대' 문구가 걸린 빈 건물이 눈에 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빈 건물을 가리키며 "이태리 명품 브랜드 보기 밀라노와 프랑스 가방전문 브랜드 제롬 드레퓌스가 자리했던 곳"이라며 "한 회사가 두 브랜드의 매장을 나란히 운영했는데, 수개월 전 철수도 동시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근에 위치한 미국 패션 브랜드 아베크롬비앤피치가 자리했던 검은색 건물도 공실인 상황"이라며 "정확한 현지 시장조사 없이 무조건 진출부터 하고 보는 글로벌 명품, 유명 브랜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5일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해외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이 브랜드는 최근 매장 위치를 인근으로 옮겼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매장은 내놨다.(사진=조호윤 기자)

5일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해외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이 브랜드는 최근 매장 위치를 인근으로 옮겼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매장은 내놨다.(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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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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