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조용한 병사'의 숨가빴던 100일…'2020 프로젝트' 내달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환갑 생일에 '취임 100일' 맞아
-밖으론 '지구 한 바퀴' 돌며 투자자 미팅, 안으론 과감한 조직개편 단행
-'자본시장+글로벌+디지털' 세 축으로 미래 성장동력 강화
-첫 임기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달성 목표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이 30일 취임 100일 차를 맞았다. 평소 자신의 이름을 따 '조용한 병사'라며 스스로를 소개하는 그는, 별명과는 달리 그간 국내외를 오가며 광폭 행보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조 회장이 환갑(還甲)을 맞이한 생일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국내 금융시장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다져 온 신한지주 수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이었다. 1등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결국 또 다른 의미의 정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과거의 성장을 넘는 '도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몸소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 지난 석 달여간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기관을 만나느라 스케줄이 빈 날이 거의 없다. 미처 직접 찾지 못한 곳에는 신임 회장으로서의 포부와 경영전략 등을 담아 편지를 발송했다. 보낸 편지만 약 1500통에 이른다.
5월 아시아 지역 첫 해외 기업설명회(NDRㆍNon-Deal Road Show)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 '지구 한 바퀴'를 돌며 해외 투자자와 만났다. 틈틈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 무디스(Moody's) 등과의 면담도 직접 진행했다.
'수용ㆍ개방ㆍ창의'를 기치로 비(非)금융 기업과도 과감히 손을 맞잡았다.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SCA)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내부적으로는 미래 성장을 위한 삼각편대로 '자본시장ㆍ글로벌ㆍ디지털'을 선정,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본시장 및 글로벌 부문은 지주를 포함해 5개 회사를 아우르는 매트릭스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조직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분야에서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들을 부문장에 각각 전면 배치했다.
디지털 부문은 해당 분야 최고 임원을 의미하는 CDO(Chief Digital Officer)를 신설, 지주 및 각 자회사별 CDO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이번 조직개편 특징은 각 분야별 그룹사 역량이 집중화된 동시에 지주사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조 회장은 그간 소수 핵심 자회사 최고경영진(CEO)만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그룹경영회의에도 12개 전 그룹사 CEO가 매달 참석하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전 그룹사가 단일 대오를 형성해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 및 실행 의지가 담긴 것이다.
'조용병호(號)' 신한금융은 막 기본 채비를 마쳤다. 지난 100일간 닦아온 기틀 작업의 목표는 조 회장의 첫 임기종료 시점인 2020년까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른바 '2020프로젝트'다.
쉽지 않은 과제다. 당장 전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7년 만에 KB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에서 밀리는 등 경쟁이 만만치 않다. 장기적으로는 신한금융의 근간이나 마찬가지인 1세대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배력이 향후 2,3세대를 거치며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신한금융의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이어가는 것 역시 조 회장 앞에 놓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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