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경쟁력"…금융지주 덩치 경쟁
KB지주, 최근 5년새 M&A·자회사 투자 늘려 '리딩금융' 탈환 앞둬…신한지주, 투자 확대 '검토'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덩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몇년 새 KB금융지주가 적극적 인수합병(M&A)과 자회사 지분 투자로 거센 추격을 한 결과 올해 안에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맞서 기존 10여년간 '챔피언' 지위를 누려온 신한금융지주가 추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 1분기 기준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KB지주 117.4%로 가장 낮았고 이어 농협지주 120.5%, 하나지주 123.4% 순으로 집계됐다. 신한지주의 경우 125.9%로 가장 높았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각 지주사의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한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 여력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중레버리지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각 지주사별 경영전략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신한지주는 최근 5년새 자회사에 대한 투자자산이 거의 늘지 않아 사실상 정체된 모습이다. 과거 조흥은행(2006년), LG카드(2007년)를 연이어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비용이 대부분 차입금이었던 만큼 이후 추가 투자보다는 재무적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나마 매해 꾸준한 자본 성장을 이룬 덕분에 2012년말 128.2%였던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2015년말 121.3%까지 떨어지면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이에 신한지주는 2016년 신한금융투자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경쟁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진입하고 있는 데 비해 다소 소심한 대응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처럼 신한지주의 자회사 투자가 주춤한 사이 KB지주는 적극적인 투자로 몸집을 키웠다. 2012년말 17조9448억4800만원이었던 KB지주의 종속ㆍ관계기업 투자자산은 올해 1분기 22조4464억35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중레버리지 비율도 99.2%에서 117.4%로 올라 전 지주사를 통틀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투자자산 증가분만 살펴봐도 4조5015억8700만원으로, 해당 기간 신한지주(4870억6300만원)의 9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KB지주는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로 KB증권의 대형화를 이룬 동시에 오는 7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KB지주의 추격으로 10년 만에 '리딩'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신한지주는 최근 내부 최고위 경영진을 중심으로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13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A나 자회사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신한지주의 현재 자본 규모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130%까지 올릴 경우 약 833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경우 그 규모는 더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지주사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이중레버리지 비율 120% 이하를 1등급으로, 130% 이하를 2등급으로 분류해 권고하고 있다. 신한의 경우 어차피 기존에 2등급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최대치인 130%까지 늘려 추가 투자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두 지주사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올해 우리은행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본격 지주사들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에 3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높이더라도 관리만 잘 된다면 최대한 자본을 치열하게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주주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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