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노무직종·비정규직 많은 기업들 상위권 불보듯
일각선 "일자리 질과 거리 멀고 필요성 의문"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과거에는 기업의 순위가 자산 순위였지만 앞으로는 일자리 순위로 할 것이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특별히 강조하거나 자주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일자리 순 기업순위'다. 일자리 많은 순으로 기업의 순위를 매겨서 공표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에 일자리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 발언일테지만 실제 '일자리 순 기업순위'가 집계돼 공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26일 일자리위에서 새 정부 출범후 민간기업들이 발표한 신규 고용예정자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예정자를 집계해 '고용인원이 많은 기업 순'으로 30대 기업을 선정해 보도자료로 배포한 있다.

'일자리 많은 기업' 순위 매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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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는 지난해 3월 기준 삼성전자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포함해 12만6012명이 근무해 1위였고, 2위는 현대자동차 7만7141명, 3위는 현대중공업 7만1580명, 4위 대우조선해양 4만8250명, 5위 삼성중공업 건설부문으로 4만4716명의 순이었다. 롯데쇼핑이 4만2155명으로 6위, LG전자 4만1849명 7위, 기아자동차 3만8940명 8위, 이마트 3만8503 9위, LG디스플레이 3만6556명으로 10위에 랭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대규모 기업집단(그룹) 지정현황의 자산총액에 따른 기업순위는 1위 삼성, 2위 현대자동차, 3위 SK, 4위 LG, 5위 롯데의 순이다.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농협 등이 10위권이다.

공정위 집계 순위에 들지도 않는 대우조선해양이 일자리위 집계로는 4위, 이마트 9위, 홈플러스 20위, 한국지엠 부평공장 26위 등이 30위권 내에 랭크됐다. 단순노무직종이거나 비정규직이 많은 기업들이 상위권에 랭크된 것이다.


일자리위의 집계 기준은 일자리의 질과는 다소 거리가 먼 숫자에만 치중한 것으로 크게 의미가 없는 통계였다. 일자리위 발표 당시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이유다.


정부에서 기업의 자산액 이동을 지켜보는 것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적절한 수준의 세금을 매기기 위해서다. 시장에서 시가총액의 변동을 지켜보면서 '기업순위'를 매기는 것은 기업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기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 많이 만드는 기업에 혜택을 주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한다"면서도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해서 일자리만 기준이 되고, 지침이 된다면 다른 여러 문제들이 돌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순위란 것은 시장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일자리가 중요하지만 일자리 숫자만 표시된 기업순위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면서 "금융거래 등 기존 시장의 거래질서가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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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대기업들은 지난 2010년 이후 채용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는데 더 많은 채용을 압박하기보단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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