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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자사고가 교육 황폐화 주범?"…뿔난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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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학부모·교장 등 폐지 반대성명·집회 잇따라

"외고·자사고가 교육 황폐화 주범?"…뿔난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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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애 아빠가 이과 가야한다며 일반고 진학을 우길 때에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어요. 물론 중국어 한 가지 잘한다고 취직 잘 되는 시대는 끝났으니 진로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야 하죠. 아이 외고 보낸 학부모는 마치 입시에 혈안이 된 극성 엄마, 없애야 할 '적폐' 취급을 받으니 이해할 수가 없어요."(서울 A외고 2학년 학부모)
"지원할 때 고민 정말 많았어요. 학종(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높아지는데 내신 뒤쳐질 것도 각오했고요. 공부 열심히 시키는 학교에서 친구들 보면서 자극을 받았는지 아이 스스로도 더 열심히 했는데…"(서울 B자사고 1학년생 학부모)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폐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불만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직 학교 폐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재학생들은 졸업이나 대학 진학에서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지만 불과 수개월 전 입학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에 자칫 자녀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A외고 학부모 이모 씨는 "1학년 때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 간 학생이 몇 명 있지만 2학년 때는 거의 없는 편인데, 최근엔 학생들 사이에 자퇴하고 수능에만 매달리는 게 어떠냐는 얘기가 있다"며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B자사고 학부모 윤모 씨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 만큼은 방향이 어긋난 거 같다"고 질책했다. 윤씨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일반고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야지, 자사고를 때려잡는다는 발상은 맞지 않다"며 "벌써부터 강남 집값이 들썩인다는 뉴스가 나오고, 학원가에선 '학교 평준화 시대에 선행학습, 사교육이 중요하다'는 학원 광고가 나붙고 있다는 걸 아느냐"고 꼬집었다.

당장 입시를 목전에 둔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외고, 자사고 진학의 유ㆍ불리를 따지는 전략 분석이 한창이다.

중3 학부모 김모 씨는 "아이가 성적이 아주 뛰어난 편이 아니라 외고 지원을 망설였는데 학원 상담선생님이 '어차피 문과생이라면 막차 타는 것도 괜찮다'고 귀띔했다"며 "선배 학부모들도 '분위기 안좋은 일반고보다는 한물 간 외고 면학 분위기가 더 낫다'고 조언한다"고 전했다.

당장 학교 운영 및 존폐가 달린 학교 측의 대응은 더 적극적이다. 서울 지역 외고 6곳의 교장들은 지난 16일 정부와 교육청 방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중이다. 외고 학부모들도 오는 26일 자사고학부모연합회와 공동으로 폐지 반대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자사고학부모연합회 대표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서울시교육청 민원실을 찾아 자사고 폐지 방침과 관련해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을 신청한데 이어 22일 자사고 폐지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26일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회 카톡 공지 등을 통해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연합회는 21일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외고ㆍ자사고 폐지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세목 자사고교장연합회장(중동고 교장)은 "외고ㆍ자사고가 입시 기관화됐다는 지적에 많은 부분을 개선했고 엄격한 관리ㆍ감독도 받고 있다"며 "자사고가 폐지되면 고교 교육이 또다시 획일화되고 또다른 일반고 서열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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