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윈저' 만든 신의 손, '그린자켓'으로 국내 1위·매출 1조 만든다
WGSK 내년까지 시장점유율 두자릿수 목표…10년 이내 1위·매출 1조
그린자켓 내세워 대중성 확보할 것…소주 시장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
키퍼스 오브 더 퀘익 회원 위촉 "국내 위스키 산업 발전에 노력"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위스키업체 사장이 마시는 술은 무엇일까. 인터뷰에 앞서 기자의 궁금증부터 풀고자 개인적으로 즐겨 마시는 술 브랜드를 물어봤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연산이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특징이 있어 음미하며 즐기기에 아주 좋아요. 글렌피딕과 발베니를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있으면 항상 그린자켓을 마시게 되는데 도수가 낮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마시기에 딱 좋은 술입니다."
위스키업계 산증인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William Grant & Sons, WGSK) 대표이사 사장은 기자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자사 제품을 추천했다. 그는 "WGS(William Grant & Sons)는 전 세계 메이저 종합주류 회사 중 유일하게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5대째 가족경영을 유지하며 전통 장인 기법에 의해 증류주를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을 보증한다"며 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국내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골든블루. 이 제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김 대표가 만든 작품이란 점이다. '히트 제조기', '위스키 전도사', '위스키 마이다스', '위스키 최고 전문가' 등 그를 따라다니는 별칭도 많다.
최근 그는 35년의 한 우물 공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스카치 위스키 단체인 '키퍼스 오브 더 퀘익(The keepers of the Quaich)'가 지난 4월 초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연회에서 김 대표를 신임 회원으로 위촉한 것. 발탁 조건이 까다로워 지금까지 선정된 한국인은 극소수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영광스럽다"며 "전 세계 스카치 위스키 관계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국내 위스키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 트렌드 변화보다 국내 리딩업체들의 노력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신제품 개발을 게을리하고,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소홀히 해 온 것이 현실이란 것.
그러나 지금이 기회라고도 했다. 그는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해 다양한 형태의 음용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며 "WGSK가 국내 유일 숙성 연수가 표기된 저도 위스키 그린자켓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전략에 의해서다"고 설명했다.
그린자켓은 WGS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130년 역사상 최초로 현지 법인이 주도해 개발한 로컬 위스키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국내 위스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는 일념하에 출시한 그의 작품이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4월 출시 한달여만에 초도 물량 3개월분이 완판됐다. 이 제품은 현재 월 평균 약 5만여병이 판매되고 있다.
그란자켓은 국내 유일의 숙성 연산(숙성 연수)이 표기된 저도 위스키다. 때문에 국내 위스키 시장 연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위스키의 최종 특징을 결정 짓는 가장 큰 요소는 숙성과 숙성 시간이다. 연산은 위스키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12년 위스키라 하면 최소 12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된 원액만을 사용해야 만들어야 한다. 단 한 방울이라도 11년산 원액이 섞이면 12년산 위스키라 표기할 수 없다. 무연산 위스키는 몇 년 숙성된 원액을 사용했는지 소비자가 알 수 없다. 법적으로 최소 3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을 사용해도 위스키라 부를 수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무연산(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은 제품)이 범람하고 있는 이유는 오랜 숙성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숙성 연수 표기는 법적으로 보호 받는 위스키 품질보증서와 같다. 연산이 없는 제품도 좋지만, 같은 가격대라면 숙성 연수가 명확히 표기된 위스키가 더 좋다"고 강조했다.
2013년 대표에 취임한 그는 야심차게 세워둔 목표가 많다. 우선 위스키, 럼, 진, 보드카 등 다양한 증류주를 갖고 있는 증류주 회사라는 노하우와 자산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소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소주를 개발해 국내 시장을 공략한 뒤 점차 세계인이 즐기는 소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소주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WGSK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소주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형 위스키 그린자켓도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그는 "그린자켓을 통해 정통성 있는 위스키의 특장점을 강조하고 침체된 국내 위스키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라며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 지역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가는 등 WGS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WGSK를 '한국 최고의 증류주 업체'로 키우는 것.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류주 시장을 공략하면 10년 안에 연 매출 1조원과 함께 국내 1위 위스키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글렌피딕이나 발베니 등 WGS의 제품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술이고, 한국 시장에서도 싱글몰트가 각광을 받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3% 남짓인 싱글몰트 위스키의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두자릿수까지 상승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장 경영'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금도 그는 매일같이 현장을 방문해 도매상들이나 영업사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영업에서 시작한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중요한 사안은 꼭 영업 현장에서 직접 결정한다. 회사 책상 앞에만 앉아있기 보단 업계와 회사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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