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경제보좌관 "韓경제, 日 '잃어버린 20년'보다 심각"
2015년 저서 '어떻게 돌파한 것인가'…재정적자·실버산업 우려 표해
저성장 타개방안 '발상의 전환' 제시…정책조정자 역할 기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김현철 청와대 신임 경제보좌관의 한국경제 진단은 엄중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큰 틀은 다른 경제학자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김 보좌관은 한국경제가 일단 장기저성장에 들어가면 이를 극복하기가 일본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결국 종교를 개종하는 것에 버금가는 수준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강력한 개혁을 외치면서도 정부 재정 적자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균형론자 이기도 하다. 향후 경제 어젠다(agenda)를 설정할 때 청와대 내부에서 조정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 보좌관은 2015년 낸 저서 '어떻게 돌파한 것인가'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저성장에 빠질 경우 이를 뒷받침할 경제체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저성장의 나락에 빠질 때만 하더라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고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를 넘었지만 한국은 아직 세계 10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성장에 따른 소비와 생산 위축 우려가 일본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정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정부부채가 GDP의 40%대로 국제적인 수준으로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1989년 버블 붕괴 직전 일본 정부부채가 GDP의 48.9%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정부 재정적자 확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재정적자가 기업과 가계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법인세 등 기업에 대한 세금이 증대하고 세수확보를 위한 기업 세무조사도 강화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의 경우 재정적자가 악화되자 법인세율을 40%까지 올렸다가 낭패를 봤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화에 따른 실버산업 활성화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 판단을 내렸다. 고령자 의료와 간호 등 많은 부분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수행하기 때문에 일반기업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 실버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성인용 기저귀 시장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가 추구하는 저성장 타개책은 '발상의 전환'이다. 토요타의 동반성장론과 일본전산의 영업중심론 등을 예시로 들었다. 가미야 쇼타로 토요타 사장이 "판매점의 번영이 있어야 비로소 생산자의 번영이 있다. 판매적 착취를 통한 번영은 있을 수 없다."고 언급한 점을 인용했다. 소위 '가미야이즘'이다. 가미야 사장은 회사경영 우선순위를 정했는데 '첫 번째가 고객, 두 번째가 판매점, 세 번째가 토요타'였다.
일본전산 창업자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의 경영방침 우선순위도 인용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고니까 팔린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며 첫 번째부터 네 번째가 영업, 그리고 다섯번째가 개발, 열 번째가 생산"이라고 못 박았다.
재계 관계자는 "그 동안 저서나 행보를 보면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속도와 방향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김 보좌관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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