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마리옹의 책에 등장하는 목판화. 인간이 대기를 뚫고 그 밖을 보는 모습을 묘사했다.

플라마리옹의 책에 등장하는 목판화. 인간이 대기를 뚫고 그 밖을 보는 모습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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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크리스천이 지은 책 두 권이 2013년에 잇달아 나온다. 『시간의 지도』가 5월 20일자로 나왔는데, ‘빅 히스토리’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구사연구소 총서 5, 양장본이며 번역한 사람은 이근영이다. 해나무 출판사에서 9월 10일자로 낸 『빅 히스토리』에는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책은 밥 베인이 함께 썼고 번역은 조지형이 했다. 두 책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 없다는 느낌을 준다. 차례를 살펴보자.


『시간의 지도』
1. 최초의 30만 년: 우주, 시간, 공간의 기원 2. 은하와 별의 기원: 복잡계의 시작 3. 지구의 기원과 역사 4. 생명의 기원과 진화론 5. 생명과 생명권의 진화 6. 인간의 진화 7. 인간 역사의 시작 8. 심화와 농업의 기원 9. 자연에 대한 권력에서 인간에 대한 권력으로: 도시, 국가 그리고 문명 10. 농업문명 시대의 장기적 경향들 11. 현대의 개막 12. 세계화 상업화 그리고 혁신 13. 현대 세계의 탄생 14. 20세기의 거대한 가속화 15. 미래

『빅 히스토리』
1-1. 빅 히스토리란 무엇인가? 1-2.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가? 2-1. 우리의 우주관은 어떻게 변해왔는가? 2-2. 빅뱅에서 무엇이 나타났는가? 3-1. 별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3-2. 별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4-1. 지구는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4-2. 초기 지구는 어떻게 생겼는가? 5-1. 생명은 무엇인가? 5-2. 생명은 어떻게 시작했으며 변화했는가? 5-3. 지구와 생물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6-1. 우리의 조상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6-2. 무엇이 인간을 독특하게 했는가? 6-3. 최초의 인간은 어떻게 살았는가? 7-1. 농경은 왜 매우 중요한가? 7-2. 최초의 도시는 어디에서 그리고 왜 출현했는가? 8. 세계는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는가? 9-1. 변화는 어떻게 가속하게 되었는가? 9-2. 현대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10. 미래에 복잡성은 어떻게 증가할 것인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책을 골라 읽든 상관이 없다. 두 책은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을 우리 대중 지식의 지평 위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교보문고의 『해외저자사전』은 데이비드 크리스천(David Christian)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러시아사를 전공했다. 호주 매쿼리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통합해, 빅뱅에서부터 미래까지의 역사를 포괄하는 ‘빅 히스토리’ 학문 분야를 만들었다. 세계사 및 지구사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빌 게이츠의 후원을 받아 빅 히스토리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Fe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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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지도』를 펴낸 출판사에서는 독자에게 빅 히스토리에 대해 설명하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빅 히스토리는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137억 년 전의 빅뱅으로부터 현재까지의 과거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대단히 흥미로운 새로운 지식 분야입니다. 이것은 가장 큰 규모에서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회는 자신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우주와 그것의 진화에 대한 ‘지도’를 만들어왔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기원 이야기(Origin Story)’라고 부릅니다. 그런 지도들은 대단히 중요한데, 그 이유는 그것들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좀 더 큰 그림 속에서 자신들의 사회가 어디에 속하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위치는 어디인지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모든 종교적 전통의 핵심에 그런 이야기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빅 히스토리도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즉 빅 히스토리도 우주에 대한 일종의 ‘지도’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지도 안에서 우리들의 위치를 보여줍니다. 빅 히스토리가 기존의 기원 이야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이 과학과 인문학을 통해 얻어진 현대적 지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의 지도』가 나온 지 4년이 지난 뒤에, 빅 히스토리를 내세운 책이 몇 권 나왔다. 아시아경제 문화부에 도착한 책 가운데 『김서형의 빅 히스토리 - Fe연대기』와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이 눈에 띈다. 『Fe연대기』는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5월 31일자로 출간하였다. 출판사에서는 “빅 히스토리는 인간만을 다루던 역사의 범위를 확장하여 빅뱅 이후 138억 년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현재 인류의 위치를 가늠해보는 학문이다. 이 과정에서 19세기 말 이후 세분·전문화되어온 학문 간의 상호 교류와 융합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함께 향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간 『Fe연대기』는 이러한 빅 히스토리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 누구나 빅 히스토리에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다”고 소개하였다.


『Fe연대기』의 독특함은 제2대 국제 빅 히스토리학회 회장인 신시아 브라운의 추천사로 갈음할 수 있다. 브라운은 “김서형 박사는 … 별의 폭발에서 나타났던 기원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철이라는 원소의 발자취를 찾아 ‘리틀 빅 히스토리’라고 부르는 방식을 토대로 빅 히스토리의 개관을 서술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환영받는 빅 히스토리 책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기존의 빅 히스토리 책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역사적 상황들을 차례로 묘사했다면, 김서형은 ‘철(Fe)’이라는 원소 하나로 138억 년의 역사를 추적한다는 뜻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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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은 부제가 ‘빅뱅에서 미래까지, 천문학에서 인류학까지’이다. 이준호가 지어 추수밭 출판사에서 6월 15일자로 내놓았다. 실제로 책이 나온 시점과 출판사에서 등록한 출간 일자가 다른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아주 오래전에 준비가 끝났는데 때가 맞지 않아 기회를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가을과 겨울, 봄을 거치면서 우리는 촛불을 들고 대통령을 파면했으며 새 대통령을 뽑았다. 이러한 격동의 시간을 피해, 독자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라앉았을 시기에 책을 내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 보통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메가 이벤트가 있다든지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만한 큰 이슈가 있을 때는 사람들이 책을 사 읽는 수가 확 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준호가 쓴 이 책은 언제 어디에서 발간되었든 그 가치를 인정받아 마땅하다.


저자는 인천 단봉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공부하고 있다.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방송하는가하면 초등학생들을 위해 ‘렌즈 이야기’, ‘기체 이야기’ 등을 썼다.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에서 감탄스러운 부분은 한 쪽 두 쪽 넘길 때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저자의 정성이다. 그는 말하기를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고갱의 유명한 화두가 있지요. 이 책은 그 질문에 최대한 쉽고도 재미있게 답하고자 부족하나마 제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풀어쓴 과학이야기입니다. 과학에 막연한 호기심은 있지만 쉽게 과학책을 집지 못했던 분들, 자연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 있는 과학지식을 간편하게 섭취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빅뱅이론, 상대성이론, 진화생물학 등의 복잡한 과학적 원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저자의 손그림 120여 장은 이해를 돕는 차원을 넘어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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