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학교들이 초비상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고 오는 어떤 장난감 때문이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수업시간도 예외 없다. 결국 이 장난감의 금지령을 내린 학교까지 나왔다. 이름하여 '피짓 토이(fidget toy)'.
피짓(fidget)의 사전적 의미는 '초조하거나 지루해서 계속 꼼지락거리는 것, 혹은 그런 사람'이다. 말 그대로 피짓토이 시리즈는 갖고 다니면서 끊임없이 손장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캐서린은 이 장난감의 특허를 신청했고 제품 출시를 위해 세계적인 완구회사 해즈브로(HASBRO)와 접촉했다. 하지만 당시 피짓 스피너는 안타깝게 상품화 되지 못했다. 캐서린은 이후 특허 기간을 늘리기 위한 갱신료를 지불하지 않았고 특허권은 자동 소멸됐다. 그러다가 20년이 지난 오늘날 비로소 이 장난감이 빛을 본 것이다.
주사위 모양의 '피짓 큐브'는 6면에 버튼과 스위치, 레버, 핸들 등이 붙어 있다. 돌리고 누르고 똑딱거리는 행위만으로 소소한 재미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피짓큐브는 클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 금액의 400배나 되는 620만달러(약 67억원)의 출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킥스타터에 등록된 아이템 중 역대 11번째로 많은 투자액을 유치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 수험생, 취준생, 반퇴족 등의 손에도 하나씩 피짓토이가 들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맞닥뜨리는 불안, 초조함을 잠시 가두어두는 장치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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