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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잔칫집인데…운용사는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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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산업 침체로 수수료 급감
1분기 당기순이익 평균 반토막
가치주 투자사들은 더 우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들어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 치고있다. 펀드산업 침체로 수탁고가 줄면서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탓이다. 가치주 투자를 표방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대형주 쏠림 현상 탓에 수익이 더 크게 줄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운용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평균 8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6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영업수익(매출) 역시 지난해 1분기 평균 54억원에서 올해 33억원으로 38.8% 줄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145억원) 대비 28.2% 감소했다. 올초 분사한 액티브운용(14억원)과 헤지펀드(8억원) 부문을 포함하면 실제 당기순이익은 126억원으로 약 13% 감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운용은 올초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수익 개선엔 실패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분사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펀드 환매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억원) 대비 14% 줄었다. 올초 4년만에 KB운용으로 컴백한 조재민 대표가 글로벌전략운용본부를 확대 개편하고 그동안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 못했던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 펀드산업의 구조적 침체를 피하진 못한 모습이다. KB운용 관계자는 "주식형펀드 환매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역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58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14.6% 감소했다. 같은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최고 실적을 낸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가치투자 중심의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엔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올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흘러간 탓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분기 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엔 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8.8% 줄어든 1억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6%, 1.8%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거의 유일하게 국내 주요 운용사 중 호실적을 냈다. 미래운용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급증했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연초 이후 운용자산이 5조원 이상 증가해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종속회사의 실적개선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상승해 호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59% 증가했다.

올해 코스피가 역대 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 활황세에도 운용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운용사들의 주 수수료 수익원인 펀드 수탁고가 급감한 탓이다. 운용사 관계자들 역시 한목소리로 "수익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펀드 수탁고 감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증시 고점에 따른 환매 물량과 높은 수수료 부담, 펀드에 대한 불신, 주식 직접매매 욕구 등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펀드의 인기는 점차 식고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공모+사모)는 3조9876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전체 자금 유출액(7조9400억원)의 절반이 벌써 빠져나간 상황이다. 거래일수로는 단 12거래일을 제외하고 77거래일 동안 자금이 흘러나갔다. 최근엔 7거래일 연속 투자금이 빠지고 있다. 개별펀드로는 '신영밸류고배당자펀드'에서 6300억원이 순유출되며 최대치를 기록했고 '한국투자네비게이터1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도 각각 2900억원, 2000억원씩 이탈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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