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 투표 한 장의 가치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대통령 한 명을 뽑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들까? 사회적 갈등, 혼란, 통합의 비용을 고려한다면 대통령 선출 비용은 아마도 천문학적일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술적인 의미에서 선거에 드는 비용만 고려해도 3000억원 내외가 쓰일 전망이다.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선관위는 대선 관리 예산으로 1803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보다 341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2012년 선거보다 23.3% 늘어난 수준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예전에 없었던 사전투표 예산이 새롭게 포함된 것 외에도 선거관리 일반 예산이 180억원에서 223억원으로 24.1%, 개표관리 예산이 63억원에서 82억원으로 29.6% 늘어났다. 이 외에도 선관위 예산에는 선거운동관리, 투표관리, 계도 홍보 등이 포함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급작스럽게 치른 선거다 보니 애초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선거비 보전도 올해 진행된다. 18대 대선의 경우 선관위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보전해준 선거비용은 920억원(새누리당 453억ㆍ민주통합당 467억원)이었다. 올해 대선의 경우 선거비의 절반이 보전되는 10%(15% 이상이면 전액)를 넘는 후보가 복수로 등장할 수 있어 선거비용은 3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3000억원이 든다고 할 때 대략 유권자 한 명은 대통령 한 명을 뽑기 위해 7500원가량을 쓰는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어떤 대통령을 뽑는 게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나, 주변과의 갈등 등 선택 과정에 수반된 비용은 빠졌다. 다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대통령이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했을 때는 유권자는 대통령 선거에 지출한 수천억원을 결국 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보다 한 표의 가치가 더 크다는 주장도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투표를 독려하면서 "여러분이 행사하는 한 표 한 표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년 예산 400조원, 5년 하면 2000조원이다"라면서 "이를 유권자 수로 나누면 1인당 4726만원"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한 명은 예산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실제 투표 한 장의 가치는 이보다 클 수도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