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기업 자기주식 처분, 일반·소액주주 권리 침해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기업들의 자기주식 처분이 일반주주나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성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일 '자기주식 처분과 경영권 방어' 보고서에서 자기주식 처분이 신주발행과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이며, 대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기주식 처분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법령상 신주 발행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할 수 없지만, 자기주식 처분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조 연구위원은 "자기주식 처분과 신주 발행은 유통주식 수를 늘리고 외부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그 경제적 본질이 동일하다"며 "자기주식의 경제적 본질과 현행 법령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고, 이를 이용한 경영권 방어 기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에 사용하도록 용인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어긋난다.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의 자기주식 제도를 살펴봐도 미국의 일부 주를 제외하고는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가 고안되어 있다. 유럽연합(EU) 및 유럽 국가들도 자기주식 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물론 자기주식 처분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긍정적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면 정책적 고려도 합리화될 수 있다. 문제는 일반·소액주주와 달리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해 자기주식 처분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일반·소액주주의 손실을 초래하는 자기주식 처분 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처분이 합리화되는 현행 법령과 제도는 자기주식의 경제적 본질을 감안했을 때 적절치 않다"며 중장기적인 법령 개편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우선적으로는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안은 감독당국의 자기주식 처분 심사를 도입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공적인 감독보다 시장을 통한 자율적 규율이 자리잡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자기주식의 처분 과정에서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역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의견 개진, 투자자들이 이의제기를 위해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하는 '월스트리트룰' 적용, 일반·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등이 합리적이고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