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교수들이 본 두 가지 과제
"KT는 5대 플랫폼을 다 육성해야 하는가?"
"KT가 해외에 먹히는 솔루션도 개발해야 하는가?"
황 회장이 하버스대 비즈니스 스쿨(경영대학원, HBS) 강의에 나선 것은 지난 14일(현지시간)이지만, 이번이 처음 자리는 아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인 2005년 처음 오른 이후 8번째다. 이번엔 석사 2년차 120여명을 대상으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지난 3년간의 KT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혁신을 통한 시장선도'라는 경영철학에 따라 '기술 차별화'를 택했고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기가 인터넷, 기가 와이파이, 기가 LTE 등 3가지 기가 서비스를 출시하고, 5G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과 성과를 전한 것이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보안 및 모니터링 등 5대 플랫폼을 집중 육성 중이라고도 밝혔다. 구체적 사례로 에너지 절감 솔루션 'KT-MEG' 및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제시했다.
황 회장은 이런 변화가 4차 산업혁명과 맞닿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ICT와 타 산업의 융합이 절대적이며, 예를들어 에너지와 ICT가 융합하면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보다 강력할 수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날 강연은 쉐인 그린스타인 교수 등 HBS 교수진이 KT를 사례 연구 과제로 택하면서 진행됐다. HBS에서 사례 연구 과제로 채택되면 전세계 경영대학원에서 연구 과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HBS 교수진은 다른 통신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과 달리, KT가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이고 이에 기반한 융합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린스타인 HBS 교수는 KT의 권한위임 문화에 대해 주변(Edge)에서 중심(Center)으로 혁신이 일어나는 독특한 회사라고 평했다.
다만 그린스타인 교수는 KT를 사례 연구로 소개하며 두 가지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기했다. KT의 사업이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도 수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야만 하는지, KT가 황 회장이 집중 육성 중인 5대 플랫폼을 모두 개발해야만 하는지 아니면 하나 혹은 두 개 정도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이다. 황 회장의 다음 HBS의 강연에서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한편 KT는 국내 기업 중 6번째로 HBS 사례연구 과제로 채택됐으며, 국내 네트워크 분야의 기업 전략이 HBS 케이스 등재된 것은 이번 최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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