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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금융권의 女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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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위 임원 비율 31%…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아

태국 최대 은행 카시코른의 카티야 인다라비자야 총재. 그는 카시코른 최초의 여성 총재다(사진=블룸버그뉴스).

태국 최대 은행 카시코른의 카티야 인다라비자야 총재. 그는 카시코른 최초의 여성 총재다(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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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태국의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고위 임원 가운데 여성이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소재 금융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먼이 지난해 조사해본 결과 이는 노르웨이ㆍ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미국의 경우 20%, 일본은 최하인 2%에 불과하다.
태국 투자운용협회(AIMC)의 보라반 타라품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남성들이 끈기, 꼼꼼함, 신중함, 규정준수 능력을 특히 필요로 하는 금융 부문보다 흥미진진하고 도전적인 직업에 더 끌리는 것 같다"며 "남성들은 금융 업무를 따분하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BBL자산운용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인력 채용시 남성 지원자 수에 각별히 신경 쓴다"며 "그러지 않으면 여성이 BBL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지 금융ㆍ보험 인력 중 57%가 여성이다. 그러나 고위 관리직의 69%는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방콕 소재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본부에서 활동 중인 성평등 전문가 조니 심슨은 이와 관련해 "성평등을 달성하기까기 태국 여성계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태국의 문화환경 속에서 여성의 접근이 용이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회계"라며 "여성이 회계 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해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최고위직으로 승진할 확률도 높다.

그러나 태국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여성이 차지한 고위 임원직은 평균 10%가 안 된다. 이에 심슨은 "금융 등 모든 부문에서 멘토링(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1:1로 지도ㆍ조언하는 것)을 장려하고 아동ㆍ노인 돌봄 시스템을 확대하며 여성의 승진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태국관리자협회(IOD)의 반디드 니자타워른 회장은 "태국 금융 부문에서 법의 뒷받침 없이 고위직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노르웨이와 스웨덴도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 하한선을 30%로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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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년 태국 중앙은행을 이끈 이는 여성이었다. 현재 태국 중앙은행 임원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다. 태국증권거래소(SET)의 케사라 만추스리 소장도 여성이다. SET의 인력 중 여성이 70%에 육박한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긴 했으나 태국은 잉락 친나왓이라는 여성 총리를 배출하기도 했다.

케사라 소장은 "여성 임원의 경우 승진하려면 동료 남성들보다 월등한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나 일과 가사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국 소재 컨설팅 업체 그랜트손턴이 이달 초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 지역의 여성 고위 임원 비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2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고위 임원이 전무한 아시아 기업은 25%에서 36%로 급증했다.

태국 국립저축은행(GSB)의 찻차이 파유하나비차이 총재는 "구인 공고를 내면 지원자 중 80%가 여성"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을 겨냥한 구인 홍보에 열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금융ㆍ보험 부문의 여성 인력은 31만4300명, 남성은 24만4400명이다.

1984년만 해도 태국 최대 은행 카시코른에 여성 인력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1만4000명으로 남성 인력의 배에 이른다. 지난해 카시코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로 다른 은행들 평균인 11%보다 높았다.

카티야 인다라비자야는 카시코른 최초의 여성 총재로 현재 카시코른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전부서의 통합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미국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함께 만찬까지 가져 주목 받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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