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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안 도는데…은행 '이자 장사' 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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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승수 21년만에 '최저'…벌어진 예대금리 "은행들 이자이익만 불어나"
저축은행 가는 예적금 수요자…非은행 수신규모 한달새 55조 늘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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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불확실성 증대와 소비위축으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고여있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는 올리며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 것이다. 이에 예적금 수요자는 몇 푼의 이자라도 더 벌기 위해 저축은행과 같은 비은행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승수''예금회전율' 등은 역대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본원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16.4로 1996년 4월(15.5) 이후 2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의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도 지난해 9월말 0.6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0.7대가 깨졌다.

통화승수는 한은에서 나간 돈이 금융회사 등을 거쳐 몇 배로 불어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뜻이다. 통화승수가 낮아지는건 분모인 본원통화(평잔ㆍ원계열)는 지난 1월 147조380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시중통화량(광의통화ㆍM2)은 2417조6358억원으로 둔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돈이 돌지 않고 고여있는 현상은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요금의 회전율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요금 회전율은 19.4회로 2005년 2월(18.1회) 이후 11년8개월 만의 최저치였던 작년 10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은행권의 예대금리 격차는 4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 1월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금리는 연 1.51%, 대출금리 연 3.51%로 예대금리차는 2.00%포인트로 집계됐다. 2013년 1월(2.00%포인트)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음에도 대출금리를 한 발 늦게 내린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 1월 국고채 3년물 0.05%포인트,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이 0.04%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의 기반이 되는 단기시장금리보다 대출금리가 연동된 장기시장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고, 금융당국의 대출 리스크 관리 지침에 따른 조치에 기인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대출총량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지방은행 제외)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조원 넘게 오르며 작년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이자이익의 기여도가 여실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5000억원으로 전년(33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 증가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규모를 확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수년간 축소되던 예대금리차가 2015년 이후 확대 추세로 전환되자, 저금리로 감소하던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 역시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예적금을 가입하려는 수요자들은 단 소폭의 금리라도 더 받기 위해 비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규모는 1월 말잔 2156조원으로 전월대비 2.7%(55조원)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2.12%지만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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