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정산·鼎山) 인문학자

김덕수 (정산·鼎山)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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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탄핵을 당해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셨지만, 그 당시 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신분으로 독일에 가서 연설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표현을 썼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가장 천박한 속어 중의 속어인 이 말이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순간 한국사회는 온통 '대박! 대박!'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대박이란 도박 용어입니다. 도박 판에서 가장 크게 점수를 터트렸을 때 내지르는 노름꾼들의 환호성입니다. ‘대박났다!‘ 요즘 모든 언론 매체나 방송에서 이 말의 어원도 모른 채 나라 전체가 대박을 터트렸다고 아우성들입니다. 음식점에 손님이 넘쳐나도 대박, 상품을 개발해 불티나게 팔리면 그전같으면 히트쳤다고 하더니 바로 대박났다고 합니다. 어디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도 대박, 멀쩡한 표현을 두고도 어디든 대박났다고들 하니 이 나라가 이제 도박 공화국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입니다.

하기야 작금의 상황은 이미 오래 전에 예견되었던 일이었습니다. 일제 식민통치 일환으로 그들은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을 말살하기 위해 이 땅에 없던 도박과 노름을 조장합니다. 일본 화투를 들여와 교묘하게 백성들 사이에 퍼트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노름문화가 이 땅에 있어 왔던 것인 양,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고 날조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유수한 대학의 교수도 화투가 우리의 전통놀이라고 주장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살며 생각하며] 만연한 도박풍조를 보며 원본보기 아이콘

우리 민족은 그 삶 자체가 질박하고 실질을 숭상하며 근면 성실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서로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도박과 노름이 움틀 여지가 아예 없었습니다. 서로 모여 때에 맞는 음식을 하여 서로 나눠 먹는 세시풍속을 즐기면서, 먹기 내기는 있었습니다. 또 긴 겨울밤을 사랑방이나 규방에 모여 놀다가 떡 내기, 두부 내기, 메밀묵 내기 등 먹기 내기는 즐기며 살아왔습니다.


노름이나 도박은 바이킹이나 왜구로 대표되는 약탈민족의 성정에나 맞는 그들만의 타락한 풍속의 단면입니다. 곧 노략질이나 강탈 침략 등으로 약탈한 재물을 일단은 서로 나누어 가집니다. 그리고서 질탕하게 먹고 마시며 약탈의 전리품을 맘껏 즐기다 무료해지면, 그 나눠 가진 부정한 재물을 걸고 자기들끼리 다시 노름판을 벌여 서로간에 뺏어먹기를 합니다. 결국 서양에서 시작된 제국주의는 약탈과 노름 도박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도 그들은 그 역사를 부끄러워하기보단 거대한 박물관에 약탈한 전리품들을 대단한 긍지인 양 보란 듯이 전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가진 나라치고 도박이 판치지 않는 나라가 없습니다. 하나의 보편적 풍속으로서 그 역사가 실로 유구합니다. 그래서 그 나라 국민들의 뼛속까지 자리잡은 하나의 문화현상인 것이죠.

유럽과 서구사회는 이미 오래 전에 도박천국이 되어 버렸답니다. 복권은 생활의 일부분이 된 지 오래고 심지어 모든 스포츠나 게임은 도박을 위해 존재하듯, 주객이 전도된 지 오래입니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도박사들에 좌지우지 된 것은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인류의 민낯이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운 인류의 타락된 풍속이 이 나라에도 한 번 상륙하더니 이제는 가정에까지 침투했습니다. 명절날, 집안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고스톱이라는 화투판이 온 나라에서 벌어집니다. 결국 화투가 이 땅에 들어와 우리 겨레의 근면성실한 심성까지 변화시키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기성세대는 어떻게 비춰질까요. 또 이것을 보면서 이 땅에 화투를 몰래 들여보낸 저 간교한 일본인들은 어떤 심정으로 지켜볼까요. 그들의 식민지통치가 진정 성공했구나 자축하지는 않을까요? 우리는 역사에서 무슨 교훈을 얻고 살아가는지 스스로 뒤돌아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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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부에서는 스스로 주택복권과 로또로 사행심을 조장하고, 그것도 부족해 정선 카지노 도박장을 개설해 자국민을 도박중독자로 만들어 간 지 오래됩니다. 국민들이 세금 안 내고 도박하면 불법이고 정선 카지노도박장 가서 하면 합법이라고 합니다. 이미 이 나라도 국가와 정부가 앞장서서 스스로의 권위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권위를 무너뜨린 국가는 국민들에게 권위가 서질 않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국가와 권력은 그 생명이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천지자연으로부터 품부받은 그 천연성에서 우러난 실심으로 살아온 우리 겨레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내몸처럼 아끼고 보살폈습니다. 노름과 도박은 우리 겨레의 심성과는 너무나 괴리된 타락한 풍속입니다. 어떻게 남의 물건을 강탈하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일제의 간악한 술수를 깨우쳐 모든 도박과 사행심을 조장하는 정책들은 과감하게 몰아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해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떳떳한 어른들이 되지 않겠습니까?

김덕수(정산·鼎山)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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