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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하며 '침체의 늪'에 빠지자 보다 강력한 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내수회복의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경제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조기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상황까지 매우 불확실해 추경 편성의 폭과 시기는 유동적이다.


2일 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우리 정부의 추경 편성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JP모건은 "한국 정부가 2분기 연속 전기비 0.5% 이하 성장을 우려해 소비심리 제고에 나서고 있다"며 "하반기 중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대내외 수요부진에 따라 확장적 재정정책이 예상된다"면서 "이르면 7월 국내총생산(GDP)의 1.4%인 20조원 규모의 추경편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1분기 경제상황을 본 뒤 추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에 정부가 예상했던 0.5% 안팎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대 중반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소비가 나빠지는 것을 보면 예상 지표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해 "경기가 나쁘다고 무조건 추경을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신호가 안좋다면 해야 한다"며 "지표와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유 부총리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추가되는 것이 있나 잘 살펴보고 단순한 지표 이상을 살펴보겠다"고 말해 경제를 위협할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에도 추경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추경이 편성된다면 최소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올해 적절한 추경 규모와 관련해 "규모에 대해서는 재정 당국과 국회에서 심의할 일이지만, 올해 재정지출 증가율이 0.5%로 돼 있다"면서 "수입증가율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대인 점을 감안하면, 추경이 필요하다면 이것이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재정지출이 400조원 규모이기 때문에 이를 3% 정도 늘리면 12조원 가량 된다. 경제상황과 정치적 고려까지 더해질 경우 추경 규모는 20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 이전에 국회에서 추경을 논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오는 6월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7~8월께 추경을 편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9월에야 추경을 집행할 수 있어 재정투입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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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재정지출 규모도 중요하지만 내용도 중요하다"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재정지출은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내수 침체가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 아니라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을 계기로 고용 불안→가계 소득감소→소비 부진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데다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토목에 재정을 쏟아부으면 당장은 고용을 늘릴 수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면서 "만약 추경을 하게 된다면, 앞으로 경제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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