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 이르면 16일 구속여부 결론(종합)
이르면 16일 구속여부 결정
혐의는 추가, 뇌물액 430억은 유지
박상진 사장도 구속영장 청구
최지성·장충기도 청구 가능성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확보를 통해 막바지 수사 동력과 수사기간 연장의 명분을 확보하고,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시5분께 강도 높은 조사를 마치고 귀가조치한 뒤 만 하루도 안 돼 내린 결정이다.
이 부회장을 구속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이르면 16일 밤 늦게, 또는 17일 오전 중에 구속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특검은 당초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지원을 얻는 대가로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측에 430억원 규모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이 규정한 430억원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 '박근혜ㆍ최순실 재단'에 삼성이 출연한 204억원, 최씨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와의 220억원대 승마훈련 컨설팅 계약,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특혜지원한 16억여원 등이 모두 포함됐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해선 지난번 혐의 외에 추가 혐의 및 죄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전체 뇌물 액수는 그대로"라고 부연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함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13일) 오전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5시간 30분 가량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사장과 황 전무도 비슷한 시각 특검에 나와 고강도 조사를 받았고, 장 사장도 지난 12일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특검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셈이 됐다. 지난달 법원에서 범죄 혐의 규명 부족, 뇌물수수자에 대한 수사 부재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가 한차례 기각된 이후 보강수사에 주력해온 터라 사실상 특검 수사의 성공 여부가 연계된 상황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특검 수사 전에 검찰이 법원에 제시한 공소사실의 큰 틀, 즉 '박 대통령 측의 강요와 압박에 못이겨 기업들이 돈을 댄 것'이라는 구도를 공식적으로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향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다시 기각될 경우 특검 수사기간 연장의 명분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뇌물수수자로 보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은 당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한 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결정하려 했으나 대면조사가 한차례 불발되면서 일정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와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관련이 없다고 보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는 별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 달 구속영장 청구 기각 이후 보강수사를 통해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조사 과정에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합병 후 공정위가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그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검은 또한 삼성이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名馬) '블라디미르' 등을 우회제공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번 조사에서 이 같은 의혹과 정황에 관해 이 부회장을 강하게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 태도를 유지했다고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