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쇄신, 이미 시작]삼성 "일괄 쇄신안 발표 없어…하나씩 행동으로"
이 부회장 '대국민 사과' 등 보여주기식 행사에 부정적 기류
전경련 탈퇴, 미전실 해체 등 변화하는 모습 차례로 실천
최근 의혹 보도에도 적극적 해명…국민 반기업 정서 해소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김은별 기자]지난 한 주는 6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삼성전자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 탈퇴와 미래전략실 해체로 술렁였다. 두 가지 모두 2016년 12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언급한 것들이다.
삼성그룹 측은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것을 이행한다는 취지에서 발표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선대 이병철 회장, 부친 이건희 회장 시대와 단절하고 새로운 삼성을 열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하는 시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성명과 그룹 쇄신안을 전격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재기됐다. 2008년 4월 삼성 특검 직후 이건희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삼성그룹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던 것과 유사 방식을 취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앞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하거나 대대적인 쇄신안을 발표하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전격적인 쇄신안 발표보다는 하나씩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처럼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전경련 탈퇴, 미전실해체 등 경영 혁신 방안을 차례대로 실천해나가면서 국민들에게 삼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미래전략실 해체 발표 이후 일부에서 제기됐던 이재용 부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삼성그룹이 즉각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반박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기존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재를 출연하던 재계 관행들이 국민들에게는 긍정적으로 비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최순실 사태 이후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할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 관계와 부정 청탁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법원 결정에 불신을 보내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주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구속영장 청구 기각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간단한 입장만을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특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었다. 혹시나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경우 자칫 특검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의혹 보도에 대해 즉각 해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삼성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순환 출자 해소와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 자료를 냈다.
9일 삼성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를 애초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여줬다는 보도에 대해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과정에서 금감위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 "코스닥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 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정면 반박했다.
삼성의 입장이 적극적으로 바뀐 것은 그동안 각종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국민들이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점점 더 부정적인 이미지만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대응이 적극적으로 바뀐 것은 특검 수사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잘못된 정보가 진실처럼 보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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