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52.0% "제조원가 증가"…납품단가 인상 '미미'
"납품단가 올랐다" 12.8%에 그쳐…71.6% "변동없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 금형 제조업체 A사는 3년 전 원사업자로부터 금형 제조위탁을 받고 납품해 왔다.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단가는 금형제작 마무리 단계에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공정상 20.9%의 단가인상이 필요해 견적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업체는 2년 동안 3억4000만원을 받지 못했고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결국 지난해 폐업했다.
# 기계부품 제조업체 B사는 수년간 원사업자에 부품을 납품해 왔다. 지난해 계약서에 따라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했지만 원청업체는 단가를 올려줄 것처럼 하면서 시간만 끌었다. 결국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고 거래를 단절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16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 '납품단가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2.7%로 나타났다. '지난 1년(2014년 11월~2015년 10월)과 비교해 제조원가가 올랐다'고 답한 업체는 52.0%인 반면 '납품단가가 올랐다'는 업체는 12.8%에 불과했다. 제조원가가 오른 업체 4곳 중 3곳 가까이가 원가 인상분을 자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2월 중소제조업체 47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납품단가와 관련해 '변동 없다'(71.6%), '하락했다'(15.6%)로 나타났다.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부당 단가결정'(17.1%), '대금 미지급'(14.7%), '선급금 미지급'(10.7%), '대금조정 거부'(7.4%), '부당감액'(6.7%) 등을 꼽았다.
제조원가 구성으로는 '재료비'(50.5%), '노무비'(29.9%), '경비'(19.7%) 순으로 조사됐다. 제조원가 구성요소 중 노무비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가 49.9%로 가장 많았다. 재료비와 경비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는 각각 46.7%, 39.2%였다.
납품 후 60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60일을 초과해 현금으로 대금을 받은 수급사업자 80.9%가 법정 지연이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일을 초과한 만기의 어음으로 받는 경우 77.9%가 어음할인료를 받지 못했다.
하도급대금의 결제조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금의 결제수단별 비중을 보면 '현금과 현금성'(77.5%), '어음'(21.5%), '기타'(1.0%)로 전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현금성 결제는 1.2% 증가하고 어음 결제는 1.6% 감소했다.
불공정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피해구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46.1%가 '피해구제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피해구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하도급법상 손해배상절차 도입'(40.2%),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26.9%), '손해배상 소송 시 법률지원 강화'(16.0%)를 꼽았다.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처벌 강화'(38.5%), '법ㆍ제도적 보완'(36.6%), '하도급거래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26.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하도급대금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이 증가하면서 결제조건이 점차 개선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납품단가와 관련한 불공정행위는 중소하도급업체에게 여전히 가장 큰 애로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노무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으므로 납품단가 인상에 적정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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