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영복 선생을 만나는 시간…1주기 맞아 유고집 출간
미발표 유고 7편 묶은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고 신영복 선생(1941~2016)의 1주기를 맞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발표 유고를 묶은 책이 출간됐다.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는 선생이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글과 강연록 중에서 생전에 책으로 묶이지 않은 글들을 모았다. 본문 수록 작품 중 '가을'부터 '성(聖)의 개념'까지 7편의 글은 신영복 선생이 1968년 구속되기 전에 쓴 글로, 책에서는 1부 안에 '미발표 유고'로 따로 묶었다. 20대 청년 시절 선생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돌베개가 이 책을 엮으며 유족으로부터 입수해 처음 공개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있다. 1부에서는 선생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 감옥, 출소 이후의 삶 등 인생을 반추하는 글들을 모았다. 2부에서는 주로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짧은 글들을 실었다. 선생의 철학적 단면과 소소한 생활의 사색을 느껴볼 수 있다. 3부는 공존과 연대, 평화와 생명의 가치, 더불어 삶의 소중함 등 선생의 사상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글들을 뽑아 수록했다.
"정치란 무엇인가. 평화와 소통과 변화의 길이다. 광화문(光化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길이다." 책의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석과불식,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는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한 듯하다.
선생의 미발표 유고 7편은 선생의 유품 속에서 나온 낱장으로 된 글들이다. 제목이 없어 편집자가 임의로 붙인 글도 있고, 또 앞부분이 일실되어 완성된 형태가 아닌 글도 있다. "이건 노력하는 게 아니다. 내게 부과된 땀을 나는 에누리하고 있는 거다. 걸어 보라, 청량리 천변(川邊)의 빈촌(貧村)을. 땟국이 흐르는 개천과, 땟국만 씻으면 혜화동 아이들만큼이나 이쁠 개천가의 때 묻은 어린 얼굴들."
선생의 사상적 편력을 보여주는 대담 10편을 수록한 대담집 '손잡고 더불어'도 함께 출간됐다. 책에는 선생이 20년 20일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다음 해인 1989년부터 타계 직전인 2015년까지 김정수, 정운영, 홍윤기, 김명인, 이대근, 탁현민, 지강유철, 정재승, 이진순, 김영철 등 가톨릭 사제, 경제학자, 철학자, 문학평론가, 언론인, 문화기획자, 과학자 등의 인터뷰어들과 나눈 대담이 실려있다.
1주기 추모 세트로 특별 제작한 유고집과 대담집 외에 별도로 소책자 '만남, 신영복 필사노트'가 부록으로 들어 있다. 감옥에서 쓴 엽서의 글들과 이후 다양하게 작업하신 서화 작품들, 선생의 사진들로 구성했다. 선생의 삶의 정수가 담긴 잠언을 읽고 직접 써 보는 필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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