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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뒷이야기

최종수정 2016.01.20 10:58 기사입력 2016.01.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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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고(故)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에 대한 애도가 그의 저서들에 대한 관심으로 지속되면서, 대표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낳게 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일별 국내도서 베스트셀러 기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판매량은 17일 1위, 18일 3위, 전날인 19일 2위 등 연일 상위권으로 집계되고 있다. 별세한 지난 15일부터 3일간 판매량만 2546권으로 직전 3일(190권)보다 13배 이상 급증했다. 신 교수의 영결식은 지난 18일 성공회대에서 엄수됐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박정희 군사정권에서 신 교수가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으로 1968년 구속된 이후 20년간 옥고를 치르며 쓴 편지들을 엮은 것이 주 내용이다. 통혁당 사건은 북한의 지령·자금으로 결성된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158명이 검거되고, 주범으로 지목된 이들은 사형당한 사건이다.

신 교수는 핵심 구성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되며 재판에 넘겨져 1970년 무기징역형이 확정됐고, 구속 20년 뒤인 1988년까지 복역하다 출소했다. 구속 당시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현역 장교 신분이던 신 교수는 군사재판에 회부됐고, 1심인 육군보통군법회의에 이어 2심인 육군고등군법회의도 1969년 1월 사형을 선고했다.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는데, 그 이유는 군사법정이 유무죄를 묻지도 않은 죄목으로 위법 심판했다는 것이었다. 군 검찰은 신 교수를 반국가단체 구성죄로 법정에 세웠는데, 판결은 공소장 변경도 없이 반국가단체 구성음모죄로 심판했다. 당시 대법원 재판부(재판장 故양회경)는 “공소원인으로 되어있지 아니한 사실을 심판한 것”이라며 다른 이유를 살필 것도 없이 파기대상이라고 결론냈다.
반국가단체 구성죄는 유죄가 인정되면 7년 이하 징역부터 사형까지 가능한 중죄다. 간부 이상은 사형까지 가능하며, 우두머리로 지목되면 죽거나 여생을 감옥에서 마무리해야 한다.(수괴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당시 국가보안법 1조1호) 반면 반국가단체 예비·음모죄는 2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볍다.

군사법원이 1·2심 모두 다른 죄목을 끌어다 심판하면서도 결론은 ‘사형’으로 맞췄다가, 형사재판의 기본을 어겼다고 지적받고 나서 다시 재판하게 된 뒤 정작 더 무거운 죄목을 적용하면서도 형량은 ‘무기징역’으로 낮춘 것은 역설적이다. 신 교수를 수사했던 중앙정보부는 현역 장교였던 그에게 북에 다녀온 날짜를 대라며 다그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국가보안법에 ‘반국가단체’라는 표현이 명문화된 건 1960년 개정 이후부터다. 개정 이유는 ‘파괴활동을 일삼는 공산분자들만을 단속규정함으써 선량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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