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전기차 예산, 업계경쟁 '스파크' 튄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3종(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정부가 내년도 전기차 지원 예산을 확정하면서 완성차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공략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GM와 르노삼성자동차도 각각 볼트 EV와 트위지 출시를 계획한 상태다. 특히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BYD도 국내 진출 준비를 마쳤다.

환경부는 내년 전기차 보급 예산을 총 2642억7400만원으로 배정했다. 올해 예산(1485억240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승용차 1960억원(1만4000대), 버스 100억원(100대), 완속충전기 285억4500만원, 급속충전기 262억500만원, 기타운영비용 35억2400만원이 각각 책정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진출을 지연시켰던 인프라 문제가 크게 해결된 대목이다. 급속충전기 설치 물량은 충전인프라 예산이 증액됨에 따라 올해 330기 대비 60% 증가한 530기가 내년에 편성됐다. 올해까지는 전기차의 전국 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국적인 충전망을 구축하는데 비중을 뒀다면 내년부터는 수도권과 대도시 등 전기차 보급에 앞장 선 지역 위주로 급속충전기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이용률이 높은 충전소는 충전기를 2기 이상씩 짓기로 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 전기차 물량을 늘리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조정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가 저조했던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에 다시 집중할 예정이고 기아차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라인업 확충에 나섰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모델은 한국GM의 순수 전기차 볼트(Bolt)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으로 유럽 기준으로 1회 충전하면 320km 이상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인증받았다.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으로 1회 충전하면 383km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적으로 충전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셈이다. 다소 소극적으로 나섰던 르노삼성도 편의사양을 강화한 2017년형 'SM3 Z.E' 마케팅에 집중하고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 판매도 시작한다.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본격화된다. 테슬라는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 첫 매장을 열고 판매에 나선다.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도 오픈할 예정으로 고급 세단 '모델 S'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이외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BYD도 국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딜러사 확보에 나선 상태다. BYD는 15인승 버스인 'K6'를 시작으로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에 맞춰 승용차도 내놓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확충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인프라에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더 확대될 전망"이라며 "각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을 통해 수요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