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향후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는 가운데 권 회장이 연임을 승부수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연임 카드는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외통수가 될 수도 있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진에게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정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회장직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며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점은 부담이다. 권 회장은 차은택씨의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또 회장 선임 과정에 청와대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권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악조건 속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건 본인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의 중간 조사 발표로 권 회장의 각종 의혹이 어느정도 해소된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최순실씨 공소장에서 권 회장과 황은연 포스코 사장이 펜싱팀 창단을 결정한 것은 청와대와 최 씨 등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자 포스코 이사회는 곧바로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추천위는 이번주부터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한 자격심사에 돌입한다. 지난 3년간 경영 실적을 분석하고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도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 중 권 회장의 연임 여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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